실적 늘어도 보고서 적은 금융·증권주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금융·증권주 실적이 개선됐지만 증권가 보고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를 위한 자기자본 확대 경쟁이 치열해진 업계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 11개 종목이 금융·증권주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이 가운데 10개 종목의 4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주가 수익률은 29.6%로 코스피 19.9%를 크게 앞섰다.
보고서는 종목당 평균 88.8개로 다른 업종 평균 145.2개보다 훨씬 적었다. 통상 실적이 개선되거나 이슈가 많으면 보고서가 더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초대형IB 단기금융업 인가 등이 금융·증권 업종의 이슈였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초대형IB 요건을 구축하기 위해 자기자본 확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구원이 공격적인 분석을 내놓기 조심스러울 수 있다"며 "물론 다른 기업 분석을 삼가하도록 권하는 내규를 둔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수익 모델이 비슷해 굳이 따로 분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발표 기간이거나 기업이 큰 유상증자를 할 때를 빼면 금융·증권주는 사실상 금리와 주가 흐름을 따르는 시황 산업"이라며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의 영업 방식과 주력 제품이 다른 제조업 등은 기업분석팀 연구원이 종목마다 보고서를 내고 금융·증권주는 산업 보고서 안에 개별 종목 분석을 싣는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 방침에 따라 금융·증권주 분석 보고서가 줄어들 여지도 있다. 기업분석팀보다는 채권·외환·상품(FICC)과 자산배분 등에 주력하는 증권사는 금융·증권주 보고서를 많이 쓰지는 않는다고 한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분석보다는 거시경제와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우리 하우스의 방침"이라며 "FICC와 자산배분팀 연구원이 많은 만큼 기업분석팀 자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금융·증권주 보고서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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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등 다른 산업과 금융·증권 종목의 회계 체계가 달라 연구원이 업무상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수습 연구원 시절부터 금융·증권주를 담당한 연구원을 다른 종목으로 배치하긴 쉽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센터장은 "내년 증시가 오르면 금융·증권 업종에 연구원을 배치할 계획이 있다"면서도 "부채가 오히려 매출로 해석되고, 기업 건전성 평가를 위해 다른 산업에서 중시하는 이익평가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주의 깊게 분석해야 하는 등 업무상 다른 점이 많아 배치하기 쉽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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