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여담]살아남은 자의 도리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3년6개월만에 그들을 보낸다. 무게 6825t의 세월호는 녹슬고 찢어진 처참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 배에 탔던 5명은 끝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유족들은 "비통한 심정이지만 이제 가슴에 묻기로 했다"며 어렵게 장례를 결정했다.
이날 오전 6시 안산 단원고 학생 2명과 교사 1명, 일반인 희생자 2명을 포함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발인식이 눈물 속에 치러졌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려는 시민들도 끝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영정을 앞에 두고 눈물을 훔쳤다. 지난 주말동안 장례식장에는 조문행렬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졌고, 정계 주요 인사들의 발길도 계속됐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추모식이 있던 18일 "안타까운 마음을 되새기면서 보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참사는 국민적 트라우마로 남았다. 가족들을 떠나보낸 유족들은 물론 수많은 시민들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뼈저리게 느꼈고 이 슬픔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슬픔만이 다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이를 계기로 사회·정치 각 분야에서 변화의 급물살을 탔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말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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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리학에서 '회복탄력성'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회복탄력성은 큰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이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역경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되튀어 오르는 개인이나 조직은 시련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24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특별법 통과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는 것은 세월호 희생자를 보내는 살아남은 자의 도리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국가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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