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의늪]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 온 日…복지와 빚에 허덕인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고령화가 진행되면, 사회의 모습은 그 전의 사회와 구조적으로 달라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일손이 부족해져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편 복지에 투입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국가 재정은 악화된다.
좋은 예가 우리보다 30년 먼저 고령화가 찾아온 일본이다.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2000년도에, 일본은 1970년도에 고령화 사회가 찾아왔다.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14%)는 1994년, 초고령사회(20%)는 2006년 진입했다.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유례없는 초저성장기를 겪었다. 이는 버블경제 붕괴로 인한 장기불황 영향도 컸지만, 고령화와 버블붕괴가 맞물리면서 그 파괴력이 더욱 커졌다.
20년간 경제가 침체되면서 세수는 제대로 걷히지 않는데, 고령화로 인한 비용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국가부채가 쌓여갔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이었던 일본의 국가부채는 이 시기를 거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0년대를 거치며 부채 규모가 GDP의 100%를 넘어섰고, 잃어버린 20년이 마무리되는 2010년에는 200%를 돌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일본 국가부채는 2014년 기준 GDP의 247%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 가운데 고령화에 따른 복지 예산은 늘어가고만 있다. 일본 정부의 2018년도 예산편성 요구액은 100조9586억엔(1030조9380억원)으로 4년 연속 100조엔을 넘었으며, 이 중 복지를 담당하는 후생노동성의 예산요구액은 3분의 1 수준인 31조4298억엔에 달한다. 아베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세수만으로 예산을 충당하는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소비세율 인상이 쉽지 않은데다 복지예산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시차를 두고 일본의 경제를 뒤따라가고 있는데, 그 속도가 일본보다 빠르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24년 걸렸지만 우리는 그 기간이 18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17년 4월 현재 13.8%로, 14%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어 내년이면 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의 경우, 통계청은 2026년께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이 일본과 같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경우에는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경제학회가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이현훈 강원대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연간 경제성장률이 3.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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