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논란도 결국은 일자리…기업 옥죄는 과도한 드라이브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 정치권도 충돌…청와대도 '상황 예의주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위한 고용부의 과잉충성 비난 잇달아
인건비 부담에 짓눌린 파리바게뜨, 신규채용 줄일수도 '부작용 우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용노동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화 의지에 총대를 메고 앞장서고 있습니다. 본사 직원보다 많은 제빵기사들을 채용하라는 고용부의 강경조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과잉충성이나 다름없습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임원은 '파리바게뜨 불법 파견' 논란에 대해 이 같은 해석을 내놓았다.
고용부가 최근 파리바게뜨의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5378명을 본사 직원으로 직접고용할 것을 명령한 것은 문재인 정부를 위한 과잉행정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1호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의 고용창출 국정과제에 일조하기 위한 고용부의 과잉충성이 파리바게뜨 불법 파견 사태를 불러왔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여기에 프랜차이즈업계는 물론 용역서비스, 제조업체 등 비슷한 형태의 근로 계약을 맺고 있는 산업계로 파장이 확산되면서 정치권까지 정면 충돌, 상황은 악화일로다.
27일 고용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과 전국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 지회는 이날 오후 3시 국회본청 223호에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 고용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 의원은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바 있다. 토론회는 고용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에 직접 고용 시정명령을 내린 뒤 협력업체와 사용자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자 쟁점 해소와 가맹점주 피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의원은 "파리바게뜨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가 시장질서를 위협하고, 자영업자인 가맹점주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하는데, 불법을 시정하는 것은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찾는 과정이 가맹점주에게 부담이 된다는 왜곡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같은 날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파리바게뜨, 직접 고용이 해답인가?'를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상식을 뛰어넘은 고용부의 조치는 문재인 정부가 자칭 진보 세력과 노조의 요구에 따라 공공부문과 대기업 정규직(좋은 일자리) 유지 및 확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을 무조건 축소하지 않으면, 지극히 편파적인 근로감독과 강력한 과태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이미 '민주당+정의당 고용부 옹호', '자유한국당+바른정당 고용부 비판'으로 진영이 나뉜 상태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사태의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파리바게뜨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산되자 청와대도 상황파악에 나섰다. 청와대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이 장기화 조짐에 고용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고용부의 과잉행정이 산업계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건비 부담에 짓눌린 기업의 왕성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 오히려 신규채용을 가로막게 될 것이란 부작용까지 거론되고 있다.
고용부의 명령대로 하면 파리바게뜨 가맹본부는 정규직원(5296명)보다 많은 제빵기사를 일시에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파리바게뜨는 졸지에 인건비가 20% 이상 급증, 한해 영업이익(지난해 655억원)과 맞먹는 600억원가량의 인건비를 부담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리바게뜨가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 초기의 서슬퍼런 분위기와 관군(官軍)에 맞서 좋을 게 없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직접고용시 경영리스크가 막대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최저임금ㆍ통상임금 이슈에 프랜차이즈 원가공개 압박까지 겹치면서 파리바게뜨의 두손과 두발이 꽁꽁 묶인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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