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통-中]카드빚으로 연명하는 가계…가구당 부채 1억원 '쓸 돈이 없다'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소비심리 고공행진
소매 판매는 여전히 부진…실질소득 감소 등 소비여력 축소 원인
사교육비, 주거비 등으로 카드 빚으로 연명하는 가구 많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부동산가격 상승, 주식시장 호조 등 긍정적인 자산효과로 인해 소비심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소매판매는 여전히 부진하다. 2011년 이후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7개월만의 하락이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향후 경기상황을 낙관한다는 의미로, 지난 4월 이후 계속 100 이상을 유지하며 소비심리 개선세를 보였다.
8일 현대차투자증권이 펴낸 보고서를 보면 국내 구조적 소비침체의 원인은 실질 소득 감소와 비소비 지출의 부담확대 등에 따른 소비여력 축소, 임시직과 일용근로자 위주의 고용 증대에 따른 고용불안, 내집 마련을 위한 가계부채 증가와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사용교육비와 불안한 노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효과가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되고 있다"면서 "가계의 소비여력이 과거보다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3만원이고, 가계지출은 350만원으로 월평균 잉여액은 73만원이다. 가계지출 중 소비지출은 269만원이고, 비소비지출(경상조세, 비경상조세, 연금, 사회보장 등 )은 81만원이다. 소비지출 항목 중 비중이 큰 것 순으로 분류하면 교육비(16.7%, 소비지출 중 비중), 식료품비(13.0%), 음식숙박비(12.6%), 교통(10.8%), 주거 및 수도 광열비(9.3%) 순이다.
1400조원대의 가계신용을 감안하면 가구당 1억원 이상의 가계부채를 갖고 있다. 이를 감안한 연간 이자비용은 300~400만원. 매월 25만~33만원을 꼬박꼬박 이자로 부담하는 것이다. 추가적인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실제 흑자 가계는 적다는 이야기다.
판매신용 (카드빚)이 지난 2분기 74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13.6% 증가했다. 판매신용 증가율은 2013년 3분기를 저점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증가율이 가팔라지고 있다. 분기당 75조원에 육박한 판매신용은 가구당 월평균 150만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가계의 적자 부문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판매신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소매판매 증가율은 낮은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결국 가계는 소득대비 높은 지출을 카드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요 사용처는 사교육비와 이자비용, 주거비 (월세 포함), 해외여행 등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소비가 개선되려면 실질소득과 자산가치(부동산 가격)가 동시에 증가해야 한다"면서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가계신용) 비율이 75%를 넘어선 2015년 이후부터는 가계부채가 소비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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