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더 내고 연금 더 내고…국민부담률 역대 최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이 낸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이 나라 경제에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뜻하는 국민부담률이 급격히 오르면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26.3%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부담률은 국세와 지방세 등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조세수입은 318조1000억원, 사회보장기여금은 112조5400억원으로 이를 더한 430조6400억원을 명목 GDP 1637조4000억원으로 나눴다.
2000년 21.5%였던 국민부담률은 2007년 24.8%로 증가했으며, 2010년 23.4%로 내렸다가 2013년(24.3%) 이후 부터 2014년(24.6%), 2015년(25.3%)에 이어 3년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이후 매 정권 마다 평균적으로 1%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 국민부담률 평균은 23.1%이었으며, 이명박 정부(2008년~2012년)는 24.1%, 박근혜 정부(2013년~2016년)는 25.1%를 기록했다.
연맹측은 이 같은 국민부담률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3.8%가 상승한 반면, OECD 회원국의 평균 국가부담률은 0.3%에 그쳤다. 우리나라 증가률이 OECD 평균 보다 13배나 높은 셈이다.
다만 2015년 기준 OECD 평균 국민부담률은 34.3%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보다 10.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맹은 "실질적으로 세금과 다름없는 부담금 징수액 20조원을 세금으로 보면 국민부담률은 27.5%로 높아져 미국의 2015년 국민부담률(26.4%)보다 높고 스위스(27.9%)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교통범칙금, 과태료, 수수료 등 세외수입, 고속도로통행료, 카지노·경마·복권 등 숨은 세금을 감안하면 국민부담률은 훨씬 더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국민부담율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최근 몇년새 급격한 세수 증가 때문이다. 2015년 288조9000억원인 조세수입은 2016년 318조1000억원으로 10.1% 늘어났는데 GDP증가율(5.1%)의 두배에 육박했다.
지난해 법인세는 52조1000억으로 전년도(45조원) 대비 15.7%, 소득세 전체세수는 68조5000억원으로 전년도(60조7000억원) 보다 12.8% 증가했다.
아울러 연맹은 외국납부세액을 포함한 5000억원 초과법인의 실효세율은 2009년 21.6%, 2010년 18.4%, 2014년 18.9%, 2015년 19.6%로, 이 같은 추세라면 2016년과 2017년도는 각각 20%와 21%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전 실효세율까지 거의 회복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현재 정부가 법인세 인상 명분으로 삼고 있는 대기업 감세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법인세 신고내역을 먼저 공개해 사실을 확인한 후 대기업 증세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국민부담률의 급격한 증가는 사교육비, 의료비, 주거비, 개인연금 등 지출은 늘어나고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소득대비 더 높은 비율로 사회보험료 부담이 큰 비정규직·저소득층·서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맹은 이번 통계는 기획재정부, 통계청 등 정부 부처의 통계자료와 각 부처에 정보공개를 통해 파악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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