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만 "상류층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 잘 해"
90%가 필요하다고 동의, 77.8%는 "실천 잘 안 돼"...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설문조사 결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국인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에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이 필요하지만,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사회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0%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단 4%만이 한국사회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잘 실천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77.8%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만큼 상류층에 대한 평가가 매우 비판적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존경할만한 높은 교양을 가진 상류층이 많다는 의견은 7%에 그쳤다. 2015년 실시된 같은 조사(8.6%)에 비해서도 더 낮아졌다. 상류층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5.5%에 불과했다.
상류층이 자신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있고(2.3%), 사회에서 누리는 만큼 사회에 의무를 다하는 훌륭한 상류층이 많다(7.8%)는 평가도 거의 드물었다. 또한 상류층이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 솔선수범하고(3.8%), 자식들에게 엄격하고, 공정한 교육을 시킨다(9.4%)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매우 적었다.
반면 상류층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만 사회적 기부를 약속한다는 의견이 66.3%나 됐다. 상류층이 자신의 이익에 민감하다는 의견에는 전체 10명 중 9명(90.4%)이 공감했다. 공공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5.7%만 동의를 표시했다. 응답자의 82.5%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신뢰가 매우 낮은 이유를 상류층의 지나친 자기 이익 추구 때문이라고 꼽았다.
부의 축적과 대물림이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강했다. 절반 이상(56.8%)이 우리나라의 상류층들은 대부분 자신의 실력보다는 운이나 편법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데 동의했다. 재벌들의 재산은 그들의 노력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전체 19.2%에 그쳤다.
상류층에 속하는 개별 집단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다. 국회의원 및 정치인이 도덕적인 편이라고 바라보는 응답자는 단 1.3%에 불과했다. 재벌/대기업 임원(1.7%)과 재벌가 사람들(1.7%), 고위 공무원 및 관료(2.1%), 판검사 및 변호사 등의 법조인(6.1%), 언론인(6.9%) 등도 '도긴개긴'이었다.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8.3%)와 의사 및 교수 등 전문가 집단(8.8%)이 뒤를 이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투명한 납세'(87.1%ㆍ중복 응답)와 '맡은 일에 대한 투명성과 전문성 강화'(76.1%)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이어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에 대한 직접기부(54.2%)와 다양한 금전 기부(42.4%), 재능기부(26.1%)와 자선행사 참여(25.9%), 봉사단체의 홍보활동(24.6%)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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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국민들이 앞으로 상류층에 들이대는 도덕적 잣대가 더 엄격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응답자 중 62.1%가 "앞으로 상류층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납세의 의무(60.8%)와 정직함(59.2%), 책임과 의무(58.2%), 공정하고 투명한 일 처리(56.8%)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밖에 일반인과의 동일한 법 적용(52.2%), 높은 세금(49.3%), 합리적인 의사 결정(45.9%), 타인에 대한 배려(45.7%), 솔선수범(44.2%)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 고위층이나 지도자 등 기득권 세력이 먼저 앞장서서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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