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노란리본 주문이 7만 개 밀려 있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노란리본공작소에서 만난 정찬민(60)씨의 말이다. 정씨는 말하는 도중에도 쉴 틈 없이 노란리본의 재료인 EVA지를 자르고 또 잘랐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아 제작하는데, 이곳 광화문광장의 경우 하루 3500~5000개를 만들지만 수요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결국 개인이나 단체가 한 번에 최대 1000개씩 신청할 수 있던 걸 600개로 줄였다가 4일부터는 100개로 제한했다. 진상규명 등을 위한 서명자들에게 나눠주는 물량을 대기에도 벅차다. 정씨는 "신청 수량이 너무 많아 14일부터는 아예 온라인 신청을 막을까 한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중학생 딸을 뒀다는 중년 남성 한 명이 광화문 노란리본공작소로 찾아와 "딸 아이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노란리본을 단다고 해서 근처에 왔다가 대신 받을 겸 여기 들렀다"며 노란리본을 요청했다. 100개를 받은 그는 "여기까지 왔는데 100개만 더 주실 수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처럼 광화문광장으로 직접 찾아와 노란리본을 요청하는 이들도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는 게 공작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 있는 서촌 노란리본공작소도 바쁜 건 마찬가지다. 이곳을 담당하는 장동엽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선임간사는 "최근 노란리본을 찾는 분들이 훨씬 많아졌다"며 "이전에는 신청 단위가 20~30개였는데 요새는 1000개 단위로도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노란리본의 인기는 특히 젊은 층에서 높다. 대학생 장모(25)씨는 "그동안 세월호에 대해 잊고 있었는데 지난달 선체 인양 소식을 접하고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다"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노란리본을 다는 일이라고 생각해 최근 가방에 달게 됐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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