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돌아가는 제조 공장
청년 '구직시계'는 멈춰섰다

[초동시각]다크팩토리와 '쉬었음'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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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이 24시간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가 미래 제조 혁신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완성차 업계가 변화의 중심에 섰다. 국내 완성차 제조 공장의 자동화율은 80% 이상이며, 차체 조립 공정의 약 90%에 로봇이 쓰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제조 공정에 투입하고, 나아가 주 7일 24시간 가동하는 무인공장(DF247)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정부도 '2030년 제조 AX(인공지능 전환) 세계 1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사람과 로봇이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얼마 전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직업 순위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적용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통역사, 역사학자, 작가 등을 꼽았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찾기에 분주하다고 한다. 먹고 사는 문제는 AI 시대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기업에서 개인의 경험이나 노하우보단 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이 핵심 자산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자연스럽게 신입사원 일자리를 줄이고, 경력자 선호 현상을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멀지 않은 다음 세대는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해방할 피지컬 AI가 촉발한 '고용없는 성장' 속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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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를 보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 활동까지 포기한 '쉬었음' 청년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95∼1999년생의 '쉬었음' 인구(당시 25∼29세)는 총 2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20년 전인 2004년 당시 1975∼1979년생 '쉬었음' 인구(8만4000명)의 2.6배에 달했다.

일자리는 있지만, 내가 원하는 자리는 없는 '미스매치'가 주원인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시기에 등장한 다크팩토리는 일자리의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대기업이 다크팩토리로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면 중소 부품사는 '도태' 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은 생산성이 급격하게 늘겠지만, 영세기업은 경쟁력을 잃어버릴 것이다. 중소기업을 축으로 하는 성장과 고용 구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다.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재구축하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로봇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에서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유연근무제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고민해야 한다. 기술 변화 앞에 정규직 철밥통도 영원할 수 없다.


원할 때 어디서든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산방식을 보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당장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기술 보급 지원을 통해 로봇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AI 시스템 관리자와 같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직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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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만에 '노동절'이 부활했다. 때마침 노사정이 모여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한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미래 노동시장의 대전환을 논의하는 첫걸음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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