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고유가 시대…걷고 타며 줄이는 '보험료' 재테크
걷고 움직이면 보험료 낮춘다
걸음 수·건강 등급 반영해 보험료 책정
버스·지하철 넘어 택시·자전거까지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00원에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 걷고, 움직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상 속 행동만으로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고객의 생활 데이터를 반영해 할인과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보험'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량 고객에게는 보험료를 낮춰주고, 보험사는 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가다.
보험료 아끼려면 걸어라…확산하는 '걸음 수 할인'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비스가 '걸음 수 할인'이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걸음 수 할인 특약'을 통해 일정 기준 이상의 걸음 수를 달성할 경우 보험료를 최대 9%까지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걸음 수 조회일 전날부터 직전 30일 이내 하루 5000보 이상을 17일 이상 달성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걸음 수는 보험사 앱을 비롯해 캐시워크, 토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건강 상태를 반영해 사고나 질병 이력이 없는 가입자에게 더 낮은 보험료를 적용하는 무사고 할인 제도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10년간의 치료 이력을 고지하는 대신 동일한 보장을 보다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10년 고지 건강보험' 상품도 선보인 바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건강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뉴 건강하면 더 좋은 하나의 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2년마다 건강 상태를 재평가해 등급이 상승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등급이 하락하더라도 보험료는 인상되지 않는다.
ABL생명 역시 체질량지수(BMI), 혈압, 공복혈당 등을 종합 반영한 '건강 등급' 모델을 도입해 건강 상태가 개선될 경우 가입 상품에 따라 주계약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헬스케어 앱과 내비게이션 등 데이터 측정 인프라 확산에 힘입어 관련 보험 상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교보생명·삼성생명·한화생명 등은 서울시 공공 헬스케어 서비스 '손목닥터9988'과 연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걷기 목표를 달성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하루 8000보 이상(70세 이상은 5000보)을 20일 이상 달성할 경우 보험료의 5~10%를 최대 12개월에서 60개월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할인율과 적용 조건은 상품별로 차이가 있으며, 가입은 보험사별 안내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건강관리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의 '애니핏(Anyfit)', 현대해상의 '하이헬스챌린지', DB손해보험의 '프로미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서비스는 가입자의 걸음 수, 활동량, 운동 습관 등을 기반으로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나 마일리지 형태의 리워드를 제공하고, 이를 반영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준다.
차 대신 대중교통 타면 보험료 줄어든다
이 같은 트렌드는 대중교통 이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차량 운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차량 이용이 줄어들수록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보험사의 손해율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유가로 자가용 운행 부담이 커지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소비자 수요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KB손해보험은 최근 3개월간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차등 할인해주고 있으며, 개인용 자동차보험 기준 만 30세 이상 기명 1인 운전자는 최대 10%까지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부부 한정 특약의 경우 7%대 할인도 가능하다.
업무용 차량 운전자 역시 일정 기준 이상의 대중교통 이용 실적을 충족하면 약 7% 수준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정 지출로 여겨지는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재테크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화재 '착!한대중교통' 상품은 지하철과 버스뿐 아니라 택시, 공공자전거 이용 실적까지 반영해 보험료를 최대 1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보험 가입 직전 2개월간 지하철, 버스는 물론 택시와 서울 공공자전거(따릉이)를 포함한 모빌리티 수단을 25일 이상 이용하면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대중교통 특약이 버스와 지하철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택시와 따릉이까지 혜택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NH농협생명의 'ESG쏘옥NHe대중교통보험'은 대중교통 이용 중 사고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상품으로, 일반 사고보다 높은 보장을 제공해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층을 겨냥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고유가·고물가 환경 속에서 이 같은 보험 상품이 비용 절감과 생활 관리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며 새로운 금융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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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손보사 관계자는 "걸음 수 할인이나 대중교통 이용 할인은 결국 안전한 운전 습관을 가진 고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구조"라며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활동량이 많거나 차량 이용이 적은 고객일수록 사고 위험과 손해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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