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해도 원유 시장 회복까지 수개월 걸릴 것"
세계 주요 석유 거래업체들이 이란 전쟁이 끝나더라도 원유 시장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란 전쟁이 지속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3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석유 트레이딩업체 군보르 그룹은 글로벌 석유 소비 감소량이 5월에 하루 500만 배럴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한다.
군보르 그룹의 리서치·분석 책임자인 프레데릭 라세르는 "전체 공급망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며 "원유 공급부터 시작해 공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최소 3~4개월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이 3개월간 폐쇄될 경우 세계 경제에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공급 차질 여파는 실물경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의 석유화학 생산업체들은 가동을 축소하며 각종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있다. 베트남부터 네덜란드에 이르는 여러 항공사들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이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동남아 전역에서는 연료비와 비료값 부담이 커지면서 수확을 앞둔 논들이 방치되고 있다.
트라피구라의 수석 경제학자인 사드 라힘은 로잔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의 원자재 글로벌 서밋에서 "사람들은 공급 감소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결국 그만큼의 공급 공백은 어딘가에서 수요 감소로 맞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조정의 폭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해제되면 국제 유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에 묶여 있던 원유가 시장에 빠르게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시설의 재정비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유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정유 시설은 피해가 없더라도 생산을 끌어올리는 데 몇 주가 걸릴 수 있으며 공격받은 시설들의 경우 생산 확대 시점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엔비디아도 K전력에 러브콜…빨라질 800V ‘...
에너지 애스펙츠의 공동 창립자이자 리서치 책임자인 암리타 센은 "정유 시설의 피해는 위성사진 등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지하에서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가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실제로 재가동에 들어갈 때 그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