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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흔들리는 억새, 단풍보다 더 가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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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의 가을풍경속으로

주남저수지는 10월말이면 수천Km를 날아온 철새들로 장관을 이루는 생태계의 보고다. 하지만 이맘때의 주인공은 억새와 갈대다. 저수지 탐방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억새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주남저수지는 10월말이면 수천Km를 날아온 철새들로 장관을 이루는 생태계의 보고다. 하지만 이맘때의 주인공은 억새와 갈대다. 저수지 탐방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억새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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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가을 여행의 주인공은 단연 단풍입니다. 하지만 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것은 억새와 갈대가 아닐까요.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가을이 왔음을 온몸으로 실감합니다.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는 대표적인 가을과 겨울여행지입니다. 가을이 무르익으면 저수지 탐방로 주변에 억새가 지천이고, 10월 말쯤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수천 km를 날아온 철새가 장관입니다. 이번주 여정은 가을에 찾아야 제맛인 주남저수지로 갑니다.

주남저수지는 동판저수지와 산남저수지, 주남저수지를 통칭한다. 주남저수지가 403ha, 동판저수지가 399ha, 산남저수지가 96ha로 총면적 898ha에 이른다. 세 저수지는 수문으로 연결된다.
주남저수지 일대는 낙동강의 배후습지다. 일본인이 1920년대 들어 농경지로 개간하면서 9km가 넘는 제방을 쌓는데 이것이 지금의 주남저수지다. 당시는 인근 마을 이름을 따 용산 늪(주남저수지), 산남 늪(산남저수지), 가월 늪(동판저수지)이라 했다. 주남저수지라 부른 것은 1970년대 후반의 일이다.
무점마을 코스모스길(한국관광공사제공)

무점마을 코스모스길(한국관광공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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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는 1980년대 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가창오리 10만여 마리가 군무를 펼치는 철새 도래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철새 탐조와 낚시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연보호 구역 지정을 두고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금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거듭났다.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은 주남저수지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람사르문화관은 람사르협약과 습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전시 공간이다. 2층 에코전망대는 들판에 내려앉은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을 가장 가깝게 탐조할 수 있어 인기다. 생태학습관은 주남저수지의 사계와 생태계를 디오라마로 연출했다.

람사르문화관 앞 제방을 따라 주남저수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가을이 무르익으면 탐방로 주변에 억새가 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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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군락은 인간과 자연을 나누는 경계처럼 저수지와 제방 사이를 따라 이어진다. 탐방로 중간쯤에 2층 탐조대가 있다. 2층에 오르면 주남저수지와 백월산의 자태가 어우러진다. 주남저수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탐조 공간이다. 주남저수지 한가운데 버드나무 한 그루가 그림 같다. 이곳에 철새가 가장 많이 모여든다. 탐방로는 동판저수지와 경계가 되는 주남저수지 입구부터 수문까지 약 1.6km, 주남저수지 수문에서 산남저수지 경계에 위치한 용산마을까지 약 2.4km다.
수문을 지나면 산남저수지 방면으로 탐방로가 이어진다. 탐방로와 나란한 길에는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 군락이 탐방객의 눈길을 끈다. 하얀색, 분홍색, 붉은색 코스모스가 파도처럼 일렁인다. 탐방로는 용산마을까지 연결되며, 용산마을에서 합산마을로 이어지는 제방을 따라 산남저수지의 풍경이 차분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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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판저수지를 끼고 있는 무점마을에도 코스모스와 들녘이 어우러진다. 무점마을 주민이 2010년부터 가꿔온 코스모스 길로, 무점마을에서 판신마을로 이어지는 1.5km 제방 양쪽에 코스모스 군락이 펼쳐진다. 왼쪽은 동판저수지, 오른쪽은 김해시의 진영들이다.

람사르문화관에서 판신마을, 동월마을, 무점마을을 거쳐 동읍 소재지로 한 바퀴 도는 동판저수지 둘레길(9.6km)이 조성되어 있다.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타고 코스모스 길을 돌아봐도 좋다. 동읍사무소나 창원동중학교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창원=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nu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영산 IC를 나와 사거리에서 직진한다. 본포삼거리에서 주남저수지 방면 좌회전 후 약 10km 가면 주남저수지 입구 삼거리다. 네비게이션은 주남저수지나 람사르문화관를 찍으면 된다.

△볼거리=창동예술촌, 김씨박물관, 문신미술관,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사진), 오동동통술거리, 마금산온천 등이 있다 .특히 창동예술촌 인근 부림시장 C동 지하에 특별한 공간이 생겼다. 젊은이 12명이 모여 만든 '청춘바보몰'이다. 개성 있는 음식과 음료를 내는 먹거리 공간으로 탄생했다.

△먹거리=창원은 아귀찜이 유명하다. 현지에서 '아구찜'이라 부를 때 비로소 제맛이 난다. 생아귀를 많이 쓰지만 토박이들은 말린 아귀를 찾는다. 다정식당에서 내놓는 아구수육은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일품. 마산통술이란 독특한 술상차림도 있다. 술만 시키면 거기에 맞춰 새벽에 장을 봐온 싱싱한 해산물로 안주가 무한장 나온다. 또 대구요리, 복요리, 장어, 부림먹자골목 등 먹거리가 풍부하다.

◆전국 억새, 갈대 명소
가을에 찾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억새ㆍ갈대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국관광공사가 10월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들이다.

△강원도 정선 민둥산=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여행지다. 등산로 초입에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2시간 거리다. 하이라이트는 7부 능선을 지나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지점부터다. 나무 한 그루 보기 힘든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억새의 바다가 펼쳐진다. 끝자리 2ㆍ7일에 서는 정선오일장이나 매주 토요일 열리는 주말장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면 좋다.
비내섬

비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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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 비내섬=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억새바다가 펼쳐진다. 맑고 깨끗한 남한강을 찾아 철새도 날아든다. 푸른 가을 하늘과 황홀한 억새, 고즈넉한 남한강은 더없이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 비내섬 앞에는 남한강 변을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비내길이 있다. 충주역 부근에 가면 도로 옆에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가로수가 늘어섰다.

△전남 해남 고천암호=여느 갈대밭과 달리 차를 타고 다니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펼쳐진 갈대밭은 국내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가을바람의 지휘에 따라 넘실거리는 갈대의 군무는 멀미가 날 정도로 아름답다. 천년 고찰 대흥사와 대흥사 가는 장춘숲길도 가을 운치를 더한다. 땅끝마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무등산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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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주 무등산=빛고을 광주를 품은 '어머니의 산'이다. 가을이면 능선에 억새가 핀다. 장불재 일대는 억새 향연의 주 무대이며, 중머리재와 중봉, 백마능선, 꼬막재 등에서 억새의 군무가 펼쳐진다. 증심사 지구 외에 원효사 지구도 호젓한 억새 산행을 위한 출발 포인트다. 등산객의 미각을 자극하는 별미는 보리밥정식이다.

△충남 보령 오서산=억새는 정상부에 약 2km 이어지는데, 가을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풍경에 설렌다. '서해의 등대산'이라 불리는 오서산은 서해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에 올라 망망대해를 조망하면, 또 한 번 오서산의 가을 선물을 실감한다. 식후경이 오서산이라면 미각을 사로잡는 주인공은 제철 대하와 전어, 꽃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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