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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왜, 단 맛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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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힐링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면만큼 성장한 '달달 디저트' 시장

그녀들은 왜, 단 맛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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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한 때 남성들이 많이 보는 한 온라인커뮤니티엔 '여성과 친해지는 방법에 가장 좋은 아이템은 과일맛이 나는 카라멜 디저트를 건네는 것'이라는 정설(?)이 유행했다. 해당 글쓴이는 여자들 중에 이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카라멜을 나눠먹으면서 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심을 공략하기에 '달달한 맛' 만한 게 없다는 것. 농담처럼 넘길 수도 있지만 이 말은 꽤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디저트 주소비층 역시 20~30대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왜 단 맛에 빠졌을까?

팍팍한 삶 '단 맛'의 위로를 =사회초년생인 송주연(26)씨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퇴근길에 꼭 조각케이크를 먹는다. 김씨는 "쇼케이스에 있는 예쁜 모양의 조각 케이크들을 구경하면 힐링이 된다. 또 달달한 디저트를 먹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라며 "요즘은 디저트 포장도 너무 예뻐서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느낌으로 사먹는다"고 행복해했다.
사진=쇼케이스에 진열 돼 있는 조각 케이크의 모습.

사진=쇼케이스에 진열 돼 있는 조각 케이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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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단맛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단맛이야말로 '위로의 맛'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식품업계는 단맛이 지배했고, 최고의 인기를 누린 요리연구가는 '슈가보이' 백종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 디저트업계는 성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3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4년 8000억원,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2년새 5배 성장했다. 라면시장 규모(2조16억원)과 비등한 수치다.
사진=편의점에 있는 디저트 코너

사진=편의점에 있는 디저트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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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 식문화쯤으로 여겨졌던 디저트는 인기에 힘입어 이제 어딜가나 접할 수 있는 쉬운 것이 됐다. 요즘엔 치즈케이크, 미니슈, 딸기 샌드위치는 물론 프랑스 고급디저트 에클레어까지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다수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는 와플이나 조각 케이크 등의 디저트가 판매되고 여름철엔 빙수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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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코스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도 인기다. 강남 신사동의 D매장은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프티푸'(후식 디저트)등 코스로 디저트를 먹는 곳이다. 3~4만원대의 비싼 가격대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SNS상으로 #디저트그램 공유하는 재미도=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박수진(26)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매일 '디저트 일기'를 올린다. 새로나온 빙과류부터 시작해 고급 디저트 전문점의 치즈타르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박씨는 "처음엔 먹은 것을 기록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는데, 좋아요가 늘고 디저트 정보를 공유하다보니 안먹어본 신상 디저트에도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박씨와 같이 #디저트그램을 즐기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디저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트렌디세터들의 중요한 일과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디저트그램을 검색하면 23만건이 넘는 게시물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에서 #디저트그램을 검색하면 다양한 디저트들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에서 #디저트그램을 검색하면 다양한 디저트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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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이효민(25·가명)씨는 SNS상에서 유명한 디저트 맛집은 한 번씩 꼭 가본다. 이씨는 "원래 디저트를 좋아하긴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고 나서 더 적극적으로 즐기게 됐다"며 "색감이 예쁜 디저트 사진을 찍고 맛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하나의 놀이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당 떨어진다'는 말은 진짜일까=중견기업에서 일하는 오모(34)대리는 일하다가 일이 잘 안 풀리면 초콜릿이나 사탕을 섭취한다. 그녀는 피곤하다는 말을 '당 떨어진다'라는 말로 대신하곤 한다. 오 대리는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깨는 것처럼, 집중이 안 되거나 일이 힘들 때 달달한 것이 땡기는데 먹고 나면 좀 풀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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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거나 우울할 때 '달달한 것'이 땡긴다는 사람이 많다.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과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티솔은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정상적인 흐름에 간섭해 식욕을 돋우고 단 음식을 당기게 한다.

실제로 설탕은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케빈 라우게로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영양학 교수는 설탕이 첨가된 음료가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의 분비와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억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독'은 위험하다. 이대목동병원 건진의학과 전혜진 교수는 "적당량의 설탕은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 두뇌활동을 돕고 원기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좋은 에너지원이다"라며 "하지만 설탕 섭취가 지나치면 비만이 되기 쉽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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