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원화 실질가치 '급상승'…수출 악재 우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지난달 물가 등을 고려한 원화의 실질가치가 급격히 상승해 전 세계 주요 27개국 중 절상률 1위를 기록했다. 수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매달 발표하는 국가별 실질실효환율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7월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은 116.93으로 지난달보다 2.64% 올랐다. 이는 BIS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는 전 세계 주요 27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에 이어 호주가 2.60%의 상승률로 2위에 올랐고 이어 일본(1.68%), 뉴질랜드(1.58%), 홍콩(1.17%) 등이 뒤를 이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각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연도(2010년)를 100으로 놓고 그보다 높으면 화폐 가치가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은 2007년 7월 128.32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3월 83.11까지 하락, 이후 다시 반등하는 등 등락을 보여왔다.

최근 들어 원화 실질가치가 급상승한 배경은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과 국가신용등급 상승,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 등 주로 대외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보이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AA'로 상향 조정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5.4원으로 마감해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에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역대 최장 기록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