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90도에서도 작동하는 반도체 소자 개발

궉내 연구팀, 관련 기술 내놓아

▲영하 90도에서도 작동하는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사진=한국연구재단]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영하 90도의 매우 추운 지역에서도 꺼지지 않고 작동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 2차원 반도체 안에 있는 빈 공간을 지나 전하가 이동하는 현상을 최초로 관측했고 추운 지역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소자를 내놓았다.

2차원 반도체란 2차원 나노판상 구조를 갖는 물질로 그래핀, MoS2, MoSe2, WS2, WSe2 등이 있다. 전하는 모든 전기현상의 근원이 되는 실체이며 전하의 종류는 양전하와 음전하로 나뉜다. 전하의 흐름을 전류라고 한다.

전하의 이동을 분석하는 것은 반도체의 성능 분석, 제품 개선 등을 위해서는 필수이다. 현재까지 적층구조 기반 2차원 반도체 소자의 전하이동 현상을 심도 있게 분석 보고한 연구는 없었다. 소자의 성능 개선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반도체 중에 그래핀과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을 수직으로 쌓은 전자소자를 새롭게 제작했다. 소재·소자 수준의 심도 있는 이론연구를 통해 2차원 반도체 안에서 전자소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새로운 동작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이 제작한 반도체 소자 내에서는 기존 연구와 다르게 빈 공간을 경유하는 터널링 메커니즘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2차원 전자소자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전류는 감소한다. 연구팀이 제작한 반도체 소자는 주위 온도가 내려가는 동일한 환경인 영하 90도에서도 동작 전류는 증가했다. 누설전류는 감소하는 새로운 특성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반도체 소자 제작에 사용된 이셀레늄화텅스텐의 빈 공간을 경유하는 전하의 이동이 이 현상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빈 공간을 경유하는 터널링 메커니즘'은 반도체의 밴드갭 내에는 전자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전하가 이
동할 수 없는데 반도체 내에 빈 공간이 많이 존재할 경우 전하는 빈 공간을 경유해 터널링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박진홍 성균관대 교수와 김용훈 카이스트 교수가 수행했다. 박진홍 교수는 "기온이 내려가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하의 이동 원리를 발견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전자소자와 광전소자 응용연구의 기반이 돼 휴대폰, 텔레비전 등 전자제품의 스위칭 소자, 회로 연구에 적용함으로써 좀 더 편리한 삶의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