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감원시대 해법은 파견법?…한경연,"파견확대해도 정규직 안줄어"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조선과 해운업종에 대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가운데 파견직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 파견법은 32개 허용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에서 파견근로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 파견금지 제조업 중 금형·주조·용접 등 6개 뿌리산업의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파견법 개정이 전 근로자의 파견화를 유발한다는 반대 의견에 막혀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등 경제단체는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언론사 국장단과의 간담회에서 파견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야당과 노동계는 파견법 확대가 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대책이라면서 반대하고 있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파견확대, 과연 정규직일자리 대체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파견직 일자리와 정규직 일자리간 대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파견직 일자리 증가가 정규직 일자리 감소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파견일자리와 정규직일자리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일자리 간에는 대체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광호 한경연 부연구위원은"파견근로가 정규직근로를 대체한다면 파견근로자 수가 증가할 경우 정규직근로자 수가 감소돼야 하지만 분석결과 두 일자리는 통계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결과와 같이 파견직 일자리가 늘어나면 정규직 일자리가 감소된다는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파견법 개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파견사용 규제로 전체 파견근로자 수는 증가한데 반해,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 파견근로자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파견근로자 중 300인 이상 사업체 파견근로자 비중은 파견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시작된 2009년 43.3%에서 2011년 23.1%로 20.1% 포인트 감소했다. 우광호 부연구위원은 "파견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노무관리비용이 증가해 대규모 사업장에서의 파견근로 사용이 줄어든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파견일자리와 같은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파견근로자의 임금수준은 낮아지고 평균연령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근로자 임금 대비 파견근로자의 평균임금은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그 이전보다 감소했다. 비정규직보호법* 시행된 해인 2007년 파견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134만 원으로 평균 임금근로자의 임금인 174만원의 76.8% 수준이었는데, 7년 후인 2014년 68.4%로 8.4% 포인트 낮아졌다.
또 파견근로자의 평균연령은 비정규직보호법이 전 사업장으로 확대된 2009년 이후를 기점으로 임금근로자의 평균연령보다 높아졌다. 비정규직보호법 시행된 해인 2007년과 비교했을 때 파견근로자의 평균연령은 38.2세로 임금근로자 39.5세 보다 1.2세 낮았지만, 2014년에는 파견근로자의 평균연령(45.1세)이 임금근로자 평균연령(41.9세) 보다 3.2세 많았다.
우광호 부연구위원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중심부와 주변부 일자리 구분이 명확해지면서 파견근로 확대로 인한 정규직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며 "기업은 파견직 근로자를 필요로 하고 근로자는 근무를 희망하는 상황에서 이를 규제하기보다 파견직 근로를 허용하되 임금수준과 4대 보험 적용률을 높이는 등 근로여건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26일 언론사 국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노동개혁법 중 파견법을 자꾸 빼자고 하는데, 파견법이야말로 '일석사조(一石四鳥)'쯤 될 것"이라면서 "파견법이 통과되면 9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고, 사람을 못 구해 힘들어하는 뿌리산업 중소기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