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S, 봄·세일·서비스>
대형마트, 한우가격 인상에도 20% 세일 행사에 판매 늘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결혼을 앞두고 있어 혼수 제품 좀 보러 왔어요. 백화점에서도 요즘에는 할인을 상당히 해주고, 상품권 행사도 많아서 비싸지 않더라구요."
주말인 10일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이벤트홀은 주방용품, 의류, 가전 할인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4월은 결혼식이나 이사가 많아 가구나 가전, 주방용품 수요가 급증하는 성수기. 게다가 최근 날씨가 급격히 따뜻해지면서 봄나들이 의류 매출도 뛰고 있다.
각 층 행사 매대에는 한국어와 중국어가 병기돼 중국인들의 쇼핑 편의를 높였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매대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 히트상품이라며 운동화 '스파게티'를 중국어(Yidalimian)로 소개했다. 한 안내 직원은 "요즘엔 각 층은 물론이고 이벤트홀에는 특히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한다"고 소개했다.
같은날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봄 세일 기간을 맞아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봄 재킷을 사러왔다는 오명희씨는 "작년 여름 이후 줄곳 사람이 없다가 최근들어서 다시 붐비고 있다"면서 "지하 푸드코트는 웨이팅(대기)하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경기를 크게 타는 동대문ㆍ남대문 상권에도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같은 날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판매하던 상인 오철진씨는 "작년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북핵도발 때문에 사람들이 밖에 돌아다니질 않았는데, 지금은 온기가 좀 돈다"면서 "(신세계백화점) 면세점 공사가 끝나면 중국인들도 더 많이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청바지골목에서 장사를 하는 한민호씨 역시 "이곳은 남대문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오는 곳"이라면서 "요즘 들어 손님이 3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지역 재래시장도 소비심리 개선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결제 서비스와 할인혜택을 선보이는 상점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는 채소가게, 정육점, 분식점 할 것 없이 상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 과자점에서는 연거푸 "삑""삑" 소리가 났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한 뒤 1시간 이내에 교통카드로 결제하면 1000원을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튀밥 등을 판매하는 구민관씨는 "서명 등의 절차가 없고 할인까지 해주니 손님과 상인들의 반응이 좋다"며 "하루 20만원 어치 정도가 단말기를 통해 결제된다"고 전했다.정육점 주인 도용섭씨는 "한겨울과 비교하면 매출이 약 1.5배에서 2배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지독한 미세먼지에도 불구, 한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르내리는 봄 날씨에 지역축제가 열리는 곳곳은 봄나들이객들로 붐볐다. 꽁꽁 얼었던 소비심리가 풀리기만 기다렸던 인근 상인들은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이날 여의도 벚꽃축제가 열리는 윤중로도 인파로 가득 찼다. 미세먼지 농도 '나쁨'의 악천후였지만, 마스크를 쓰고 벚꽃 놀이에 빠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회오리감자 등 군것질거리를 판매하던 노점상인인 오철호씨는 "날씨만 궂지 않았으면 사람들이 더 몰렸을텐데 갑자기 불어닥친 미세먼지가 아쉽긴 하다"면서도 "예년같으면 벗꽃이 만개하자마자 비가 많이 와서 재미를 못 봤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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