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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만상] 대학 OT, 배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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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성회 수습기자, 문제원 수습기자, 정동훈 수습기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새내기 배움터(새터). 대학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신입생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겠다며 선배들이 혹은 학교가 매년 이맘 때 마련하는 자리다.

“새터라는 이름부터가 모순이다. 거기서 배울 게 있긴 한가?” (직장인 A씨, 32)
비단 이번 건국대 사태가 아니라도 OT를 대하는 회의적인 시선들이다. 폭음·폭행·추문은 차치하고 행사 목적인 학교생활에 도움될 법한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본말전도다. 후배들을 돕기보다 선배들이 즐기기 위한 자리로 변질되곤 한다. 서울대 무용과 학생 B씨는 “새내기 장기자랑은 무조건 잘 해야 한다. 다른 과보다 뒤처지면 얼차려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즐기는’ 데 치중하다 어느새 행사 목적은 뒷전이다. 서울 모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다른 단과대학과의 차별화를 위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려다보니 신입생들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한 데 모아놓고 친밀감 형성의 도구로 ‘술’이 등장한다. 한양대는 새터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억지로 신입생들에게 술을 먹였다. ‘꼰대같은 선배 고르기’, ‘선배 뺨때리기’ 등을 하지 않으면 마셔야했다고 한다. 자려던 사람까지 끌어다 앉혀놓고 ‘부어라 마셔라’다. 격의없음과 무례 사이의 혼동이 음주문화와 만났다. 매년 이맘때 반복되는 사건·사고 소식은 신입생 자녀를 OT에 보내는 부모의 “무사히 다녀오라”는 말을 무겁게 한다.

대학의 강압적인 음주문화는 일회성 행사로 끝이 아니다.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중인 C(20)씨는 “술을 강권하지는 않더라도 술자리에서 친목을 다지는 문화 탓에 학기 초마다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실상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다만 ‘선배들 눈치가 보이고, 분위기 깨는 거 같아서’ 쉬쉬 하던 공간 내부의 부조리들이 이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한결 수월하게 밖으로 전해지는 것 뿐이다.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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