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오후 3시 투자위원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해 논의했다. 투자위는 이날 3시간 반여만인 오후 6시 반께 회의를 마쳤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신중하게 결정했다”면서도 “주주총회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전까지는 결정 내용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금운용본부가 오는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주주총회 전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한 데서 자체적으로 결론을 냈다는 데 무게중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간 기금운용본부가 내부적으로 결론을 낼 경우 합병 ‘찬성’, 의결위에 결정권을 넘길 경우 합병 ‘반대’를 전망하는 시각이 높았다. 투자위원회는 최근 1년간 합병·영업양수 안건 14건 중 3건에 대해서만 반대·기권 결정한 반면 의결위는 3건 중 3건 모두 반대했다. 앞서 기업지배구조연구원,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의견을 권고해왔다.
한편 이날 투자위원회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및 실장·팀장 등 국민연금 내부인사 12명이 참석했다. 기금운용본부가 회의 자체를 비공개 결정함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국민연금 강남사옥 내부로 진입할 수 없었음에도 회의 시작 전부터 스무명 남짓 취재진이 몰려 합병안에 대한 관심을 방증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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