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습격]비판과 칭찬에 관한 심리적 원리들(224)

1. 비판

누군가가 나를 비판하면
나는 그를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누군가가 나의 일을 비판하면
나는 그 일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하기 쉽다.
그리고 나는 그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쉽다.
그가 내 일과 관련해 전문가가 아니라면
나에 대한 그의 비판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과 관련해 전문가라면
그가 실수했을 가능성과 그가 어떤 의도를 지니고
사실을 왜곡했을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다.
그의 비판이 상당 부분 맞다고 인식했을 때에도
불쾌감은 사라지지 않으며 완전히 맞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비판이 정확하다고 해도 그 비판 행위를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비판을 하는 사람이 유능하거나 지적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수긍을 하게 되는 편이다.
나를 비판하는 행위가 용기있다고 생각하는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내가 비판자를 처벌할 만한 권력이나 위상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자부심이 작동하는 수가 많다.

제3자는 어떤 사람이 나를 비판할 경우
어떤 사람과 나를 모두 좋지 않다고 받아들인다.
제3자는 어떤 사람과 나 중에서 더욱 좋지 않은 사람을 찾아내고
한쪽으로 편승하려는 충동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내가 나를 비판할 경우 제3자는
내가 비판한 내용을 완전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비판의 일부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제3자는 나를 비판한 나에 대해서 겸허하거나
냉철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내가 나를 비판한 경우
제3자는 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판단을
제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내가 나를 비판한 경우
제3자는 나에 대한 비판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비판하는 사람에 대해
사람들은 지적(知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2. 칭찬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면, 나는 그를 대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나의 어떤 일을 칭찬하면, 나는 그 일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가 내 일과 관련해 전문가가 아니라 해도
나에 대한 그의 칭찬은 틀림이 없으며 신뢰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과 관련해 전문가라면 나는 그 칭찬에 더욱 확신을 가진다.
나를 칭찬하는 사람에 대해, 나 또한 무엇인가 칭찬할 거리가 없는지 찾게 된다.
칭찬이라는 행위가 서로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나를 칭찬한 사람을 칭찬하는 일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칭찬의 내용에는 틀림이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나를 칭찬하는 행위는 의심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칭찬자를 의심하는 일은 대개 심각하지 않으며
집요하지도 않다.

제3자가 어떤 사람이 나를 칭찬하는 말을 들었을 때
제3자는 그 어떤 사람에 대해 일정하게 호감을 가진다.
제3자는 나에 대해서도 호감을 가진다.
제3자는 나를 칭찬하는 어떤 사람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그 사람의 칭찬을 받는 나에 대해서도 믿음을 지닌다.

내가 나를 칭찬하는 말을 제3자가 들었을 때
제3자는 나에 대해 의심을 지닌다.
그러나 제3자는 나의 칭찬의 일부를 믿어
나에 대한 호감이 커진다.
제3자는 의심과 호감으로 나에 대한 나의 칭찬을
받아들이지만, 또 다른 사람이 그 칭찬을 거들 경우
급속히 신뢰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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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