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16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서 교황께 바치는 헌정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백건우(68)씨는 연주를 마친 후 "음악은 화음.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교황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뜻을 따라 우리도 깨끗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넘은 시각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미사가 열리기 앞서 백건우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있었다. 광화문 앞 제단 좌측에 마련된 그랜드 피아노에 앉은 백씨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1811~1866년)의 '두 개의 전설' 중 첫번째 곡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연주했다.
백건우씨는 부인인 배우 윤정희 씨와 함께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이날 윤씨도 함께 참석 남편의 연주에 앞서 "마이크를 사용해 연주를 해야 하는데 피아노 소리가 잘 울려퍼질지 걱정된다"고 얘기했다. 검은색 정장을 위아래로 입은 백씨가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하자 가수 노영심이 왼쪽에 앉아 악보 넘겨줬다.
백씨는 연주 후 "교황님께 음악의 모든 한음 한음을 바치는 마음으로 연주했다. 너무나도 뜻 깊은 행사다. 내가 오늘 한 일은 작다"며 "하지만 음악은 화음.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연주곡 선곡과 관련해선 "교황이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선택해서 기뻤다. 야외에서 연주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266명의 교황 중 처음으로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이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본받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백씨는 이번 시복미사를 위해 다른 공연 일정들을 조절했다. 그는 앞서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은 지난달 24일 제주항에서 추모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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