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아시아블로그]금강산 가는 길, 다시 열리길

최종수정 2014.07.11 13:33 기사입력 2014.07.11 13:33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2009년 가을, 추석을 계기로 성사된 이산가족 상봉 취재를 위해 금강산행 버스에 올랐다.

1년여 만에 금강산 길이 다시 열려서 인지, 버스 안에서 취재진들은 떨리는 마음이었다. 2008년 7월11일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들 보다 더 긴장했던 사람들은 현대아산 직원들이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돕기 위해 동반한 현대아산 직원들은 "1년여만에 금강산 관광지구내 시설들이 훼손되지는 않았을까"라는 걱정이 컸다.

그러면서도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이 조만간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품었다.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민간 교류를 모멘텀으로 대화의 테이블이 마련돼 경색된 남북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기대는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듬해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북한은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정부의 5.24조치가 발표되자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측 자산에 대한 동결 및 몰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후 금강산 길은 굳게 닫혀있다. 올 2월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한차례 금강산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다.

11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6년을 맞았다. 그 사이 독점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물론 관련 민간 사업자들은 도산하거나 위기에 놓였다. 대박으로 평가받던 대북 사업이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금강산 관광 사업 관련 49개 기업인들의 모임인 금강산기업인협의회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시설 투자금 3300억원, 6년간 관광 매출 손실액 5300억원 등 총 1조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기업 및 가족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현대아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6년간 인력이 약 70% 줄었다. 인력 규모는 중단 당시 1084명에서 305명으로 줄었는데, 이중 관광ㆍ경협 부문은 240명에서 61명으로 감축됐다. 금강산 호텔, 온정각 휴게소 등에 상주하던 현지 인력 621명은 현재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지난 6년간의 추정 손실은 금강산 관광 7511억원, 개성 관광 1176억원으로 총 8687억원에 달한다. 이쯤 되면 왠만한 기업 같으면 생존하기 힘들다.

다행히 현대아산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구조조정과 함께 사업 다각화에 나서 겨우 회사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건설,유통, 용역 등 국내 사업으로 회사의 생존 기반을 조성하고 있지만 결국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야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 이라며 어려움을 전했다.

이처럼 금강산 관광 사업자들은 아직 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일말의 끈이라도 붙잡겠다는 절실한 마음에서다.

이들은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통보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향후 남북 간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남북 관계로 보면 금강산 관광 재개는 쉽지 않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남북 관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남북이 핵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양보를 하지 않은 한 쉽게 풀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이번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