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 관련된 여러 경구 중 가장 귀에 익숙한 것은 역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의 한 구절이다.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통신수단의 발달은 비단 의사소통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는 교역의 한 수단으로서 시장구조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넘쳐나는 정보로 머리가 터져나갈 지경인데도 아이러니하게 무역시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하다, 정보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 즉 소비자의 니즈와 경쟁사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돌아다니는 단편적인 정보는 많지만 그 많은 정보를 일일이 분석해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농수산식품 수출시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동안 수출시장과 상품에 대한 정보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출업체들은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농수산식품 무역정보가 개별 수요자의 니즈보다는 여러 수요자가 활용 가능하도록 보편적인 정보생산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충분하지 않은 예산으로 많은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자니 모든 요구의 최대공약수를 중심으로 정보를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보편적이고 누구나 활용 가능한 정보도 필요하지만 특정 상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그 상품을 수출하는 개별 수요자의 니즈를 반영한 특화된 정보가 필수적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필요성을 인식해서 지난해부터 수요자 중심의 정보제공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즉, 아직 농수산식품 수출이 본격화되지 않은 아랍지역 등에 대해서는 보다 보편적인 시장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이미 수출이 일정 수준 이상 되고 있어서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필요한 미국, 중국, 동남아 등의 시장에 대해서는 수요자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특화된 정보의 제공 기능을 확대해서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에 고추장과 유자차 수출업체의 신청을 받아 미국, 일본시장의 소비자에 대한 글로벌 마켓테스트 기관을 통한 제품테스트를 실시해 제품의 맛, 향, 포장용기, 구매의향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과학적으로 분석 제공한 결과 해당 업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자체적인 정보조사 역량을 갖춘 중견기업들은 스스로 조사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같은 공공기관에 정보조사 협조를 요청할 수 있지만 작은 중소기업들은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어떻게 조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aT를 비롯한 공공 정보서비스 기관들은 단순히 신청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 수출업체에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전문적으로 컨설팅해 주고 필요한 정보를 조사ㆍ제공하는 기능까지 갖춰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보 수요자가 적기에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실시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정보제공 루트 개발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무역환경 속에서 날로 성장하는 경쟁자들을 상대로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업체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박종서 aT식품수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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