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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대한민국, 본보기가 필요하다

최종수정 2014.05.01 14:41 기사입력 2014.05.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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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조영신

조영신

세월호 선장은 손자ㆍ손녀같은 어린 승객을 내동댕이쳤다.

세월호 승무원들은 승객 구조보다 자신들의 생명을 구조하는데 더 바빴다.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일 손(?)이 부족해서 표류하는 세월호를 인지하지 못했다.

구조대는 사고 초기 어린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을 놓쳤다.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등 정부는 우왕좌왕했다.
대통령이 직접 사고 현장을 다녀갔지만 뭐 하나 달라진 게 없었다.

세월호 탑승자의 생사가 놓인 급박한 상황에 기념촬영을 한 고위 공무원은 희생자
가족 가슴에 피멍 들게 했다.

부적절한 언행을 한 해양경찰 공무원은 그 자리에서 직위해제됐다.

일부 정신 나간 네티즌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심지어 세월호 사고를 이용, 사기를 치는 몹쓸 인간들도 있었다.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임받 해운조합 등 관련 유관단체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들의 아랫목이었다.

언론은 정제되지 못한 단어를 사용,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지분을 소유하지 않아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월호 사고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진정으로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한 것은 국민뿐이었다.

지금까지 4월16일 오전 8시48분 이후 드러난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93년 서해 페리호 침몰, 94년 성수대교 붕괴, 95년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 및 삼풍백화점 붕괴, 99년 화성 씨랜드 화재 등 성인이면 기억할 대형 참사로부터 얻은 뼈아픈 교훈(?)은 세월호 사고 현장 어디에도 없었다.

대한민국의 대형 사고는 항상 인재(人災)였고, 그 인재 뒤엔 항상 법과 제도가 고쳐졌다.

하지만 수차례 고쳐진 법과 제도는 세월호 사고현장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법과 제도 즉 시스템만 있을 뿐 이에 따라 움직인 사람은 없었다. 갈팡질팡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슬픔과 충격, 분노에 사로잡혀 있을 순 없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을 확 바꿔야 한다.

먼저 생각의 변화다.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지전능한 발상을 버려야 한다.

정부와 기업, 학교 등 국민 모두 인재와 자연재해는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아니 일어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상황에서 희생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안전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기업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과격한 표현이지만 '본보기'가 필요하다.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낙하산도 모두 재점검해야 한다. 전문성 없는 인사의 낙하산은 모두 빼앗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환골탈태만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다. 최소한의 도리다.조영신기자ascho@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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