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작년 역대 최장 철도파업 종료 후 출범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가 큰 성과 없이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소위는 철도의 공공성 강화라는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며 보고서 채택에는 합의했지만 각론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이다. 철도요금에 대해서는 인상을 권고, 요금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소위는 지난 4개월여 동안 총 9차례의 회의와 8일 동안의 유럽 철도산업 현지 조사 활동 등을 거치며 ▲정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평가·검증 ▲철도 민영화 방지대책 검토 ▲철도공사 혁신 방안 ▲철도 안전성·공공성 확보 방안 ▲외국 철도정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소위는 또 다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소위는 "철도산업발전방안으로 인한 구조개편 과정에서 종사자의 근로조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사전에 정부·철도공사·철도노조 등으로 구성된 TF를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회가 하지 못한 철도산업발전 방안의 해결책 마련을 TF로 떠넘긴 셈이다.
소위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경영개선 부문에선 일부 구체적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철도운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 논란 여지를 남겼다. 다만 인상폭은 물가지수에 연동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KTX요금은 3~5%, 화물운송료는 10~15%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의 투명한 회계를 위해 구분회계시스템을 조속히 구축, 적자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도록 촉구했다.
또 원가에 비해 낮은 화물 열차요금을 현실화는 내용도 보고서에 명시했다. 일반 철도 유지보수비를 현행 30%에서 50% 수준으로 늘리고 코레일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에도 합의했다. 소위는 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막판에 '자회사'라는 명칭을 모두 뺐다.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유도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소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소위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과보고서를 내놓자 예상했던 결과라는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 전국철도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 대안 없는 국회 철도소위 결과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소위 자체가 파업종료를 명분으로 만들어진 데다 첨예한 이슈가 많아 출발부터 한계를 안고 있었다"면서 "정부·여당의 입장이 대부분 방영돼 철도경쟁체제 도입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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