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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친분 국민은행 윤팀장 뒤통수쳤다"

최종수정 2014.04.11 16:43 기사입력 2014.04.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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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직원비리' 피해자 대표 인터뷰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믿었던 윤 팀장에게 완전히 속았습니다. KB국민은행 민원처리 과정도 분통이 터집니다."

11일 서울 답십리동 인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피해자 모임 대표 A씨는 이민을 가면서 아파트를 팔은 자금 5억원 가량을 동서이자 국민은행 모 지점 여신담당이었던 윤 팀장에게 맡겼다. 윤 팀장은 정기적으로 통장사본과 잔액 등이 찍힌 자료를 팩스로 보내왔는데 나중에 그게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미 맡겼던 돈은 사라진 상태였다. 윤 팀장은 약 5년간 A씨 등 친인척과 지인들의 자금은 물론, 이들의 신분증을 이용해 받은 카드론 등 대출금까지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윤 팀장을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착실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국민은행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어 그가 사기를 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윤 팀장의 런 모습에 아무런 의심없이 돈을 맡기거나 금융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윤 팀장은 믿음을 배신으로 되갚았다. 피해자들은 최근 문자와 전화로 받지도 않은 대출이 연체됐다고 상환독촉이 오면서 사기 당한 것을 알게 됐다.

A씨를 비롯해 국민은행에 민원을 제기한 10여명의 피해자는 모두 윤 팀장과 친인척이다. 그는 "20여년간 윤 팀장과 금융거래를 하면서 땅 대출을 받아 16억원을 맡긴 또 다른 친인척도 속아 넘어갔을 정도"라며 "친인척 외에도 윤 팀장이나 그 인척들과 알고 지내던 사람들까지 피해자만 50∼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모임에 의해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금액은 20여억원이다. 피해자 모임 측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피해금액까지 합친다면 피해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팀장은 대상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의 친동생 지인을 상대로 전세자금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대출금은 물론 카드론까지 받아 본인이 착복했고 좋은 투자처가 있다고 지인들을 유혹해 투자금을 받아 빼돌린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정기적으로 수익금을 받았지만 결국 원금은 건지지 못할 처지에 있다. 윤 팀장이 주식투자 등에 나섰다가 실패하자 돌려막기를 시작하면서 횡령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은 "윤 팀장이 여신담당이었지만 혼자 이 같은 불법행위를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지점 내 공모자가 있지 않으면 수십억원을 윤 팀장 마음대로 유용하거나 대출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모임은 국민은행을 상대로도 형사고발을 고려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1일에 국민은행 소비자보호부에 민원을 접수한 이후 특별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우편통지를 받은 게 전부"라며 "국민은행이 내부통제를 못해 윤 팀장이 수년간 불법행위를 할 수 있었고 수십 명이 피해를 입었는데 지금까지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윤 팀장과의 관계와는 별개로 국민은행이라는 브랜드도 믿었기 때문에 금융거래를 맡겼던 것인데 너무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국민은행은 10일 윤 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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