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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금융비용만 월 50억…가락시영 조합원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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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분담금 폭탄에 사업시행계획 취소 판결까지
탄력 받은 비대위는 시공사 재선정 움직임 본격화
15년 끌어온 사업 또 지연되면 추가분담금 상승 우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 단지 입구에 대법원의 사업시행계획 취소 판결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 단지는 추가분담금 논란에 이어 대법원 판결, 비대위의 시공사 재선성 추진 등으로 인해 거래가 끊기고 사업좌초설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 단지 입구에 대법원의 사업시행계획 취소 판결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 단지는 추가분담금 논란에 이어 대법원 판결, 비대위의 시공사 재선성 추진 등으로 인해 거래가 끊기고 사업좌초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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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턱도 없이 많은 추가분담금 고지서를 받고 막막했는데 내부 소송까지 길어질 것으로 보여 설상가상이다. 집값이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걸 바라만 보고 있다. 이러다 사업이 좌초될까 두렵다." (가락시영아파트재건축조합 조합원 신모씨)

"우리도 사업이 지연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추가분담금은 바로잡고 조합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시공사를 공개경쟁입찰로 새로 선정하고 분담금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락시영범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조합원만 7000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 '가락시영' 재건축사업 앞날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주민들 사이에선 사업 좌초설까지 나오고 있다. 추가분담금 논란에 이어 대법원이 사업시행계획 취소 판결을 내린 영향이다. 더욱이 비대위가 시공사 재선정까지 추진하고 있어 사업 지연과 금융비용 증가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찾은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 일대 부동산에는 조합원들의 방문과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법원의 판결이 사업에 미칠 영향을 문의하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이주를 마친 단지 내부는 을씨년스러웠다. 아파트 유리창은 깨진 채 방치돼 있었고 공터에 세워진 차들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을 정도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버려져 있었다.

단지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법원 판결도 애매한 구석이 있고 조합과 비대위의 말이 서로 달라 난감하다"면서 "추가분담금 발표 이후 매물이 넘치는데 이번 일까지 겹치며 매수문의가 뚝 끊겼다"고 전했다. 이어 "수천만원 내려서라도 팔고 싶다는 집주인들도 있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합 내부의 이전투구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시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억원 안팎에 거래되던 가락시영은 규제 완화 영향으로 지난 2월 5억4500만원(전용면적 40㎡)에 거래됐다. 그러나 추가분담금 논란과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 등이 발표되면서 지난 3일에는 4억9500만원으로 5000여만원 곤두박질쳤다. 현재 급매물은 이보다 1000만~2000만원 더 떨어진 상태다.

최근 상황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2012년 정비계획변경 절차를 거쳐 새로 받은 사업시행변경안이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총회 의결을 거쳤기 때문에 사업을 일정대로 추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위해 조합원 대부분이 이주를 마친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조합원 대부분이 이주를 마친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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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을 계기로 비대위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비대위는 우선 조합원 20%의 서명을 받아 시공사를 공개입찰로 재선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롭게 선정된 시공사와 협상을 통해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낮추고, 조합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연말로 예정된 일반분양 일정 등 사업의 지연이 불가피해 한 달에 5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이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에서 추가분담금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라며 "시공사 재선정을 통한 추가분담금 인하보다 금융비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를 끝낸 조합원들의 피로감은 더욱 쌓여가고 있다. 4년여 전 인근 석촌동으로 이주를 한 조합원 김모씨는 "내 집을 두고 나와 사는 것도 서러운데 전셋값이 5000만원이나 올랐다"면서 "아이들 때문에 이사도 못 가는데 추가분담금에 사업지연까지 겹쳐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방치하는 서울시에도 서운하다"면서 "남들보다 싸게라도 집을 팔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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