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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희망과 절망' 사이…암 관련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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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문→치료제 생산→상용화 등 '단계별 과정 시스템' 구축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새로운 표적 항암치료기술이 개발됐다.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독성을 최소화하는 무기나노 전달체가 개발됐다.


이 내용만 놓고 보면 암이 당장 극복될 것처럼 인식된다. 24일 이화여대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단이 보내온 보도 자료는 모두 새로운 항암치료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언제나 이런 연구논문의 말미에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혁신적인 항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끝을 맺는다.
획기적이고 새로운 항암 치료기술은 개발됐지만 이를 상용화하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또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끝맺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 환자들이 본다면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로 받아들이는 '희망과 절망'의 감정 그네를 탈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암환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암은 인류의 가장 큰 위험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암에 대한 연구는 그래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오늘 나온 두 개의 연구결과를 읽어보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자기공명연구단 홍관수 박사팀은 24일 분자영상을 활용한 진단과 치료 병용 전구약물(Prodrug)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구양물은 기존 의약품과 화학구조나 본질적인 구성 자체가 다른 것으로 체내 대사과정을 거치면서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을 말한다. 종양세포와 질환 동물모델을 활용해 항암효과를 평가했고 종양세포 표적 후 약물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형광영상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항암효과에 의해서 대조군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었음을 밝혀냈다.
홍관수 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분자영상기반 진단·치료 응용기술 개발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하나의 자료는 최고은 이화여대 박사과정생의 논문이었다. 이화여대 연구진이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독성을 최소화하고 보다 정확하게 적은 양으로도 월등한 항암효과를 내는 신약 물질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무기나노 전달체는 독성이 없는 무기입자인 금속이중층수산화물(LDH)에 항암제를 결합해 암세포까지 정확하게 도달하게 하는 신약물질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의 유방암 조직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실험을 통해 무기나노 전달체를 이용하면 항암제가 보다 정확하게 유방암 세포까지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번에 개발된 무기나노 전달체는 독성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최 박사과정생은 "이번 실험에서 무기나노 전달체는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모두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나타냈다"며 "독성이 전혀 없고 약물의 효능과 효과를 극대화하고 원하는 곳에 약물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혁신적인 항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구 논문은 새로운 방향성과 획기적 전환점을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연구의의가 큰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하는 '갈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암환자의 경우 지금 당장 자신에게 투여될 수 있고 효과가 있는 신약을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암 치료제와 관련된 연구논문은 언제나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만 강조하고 마지막에는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런 연구논문 자료를 받으면 논문의 탁월함과 뛰어남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면서도 이 논문에서 시작해 상용화되는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늘 궁금하다. 국내 어디에서도 발표된 논문이 어떻게 현실화되고 제품으로 만들어지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 예컨대 '논문발표→동물실험→신약 개발 착수→신약 개발→1차 임상실험→2차 임상실험→3차 임상실험→상용화'에 이르는 추적 장치가 없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편씩, 일 년이면 수천 편씩 발표되는 논문에 대해 일일이 상용화 단계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 없고 불가능하다면 지금 만들고 가능하게 해야 한다. 수천 편에 달하는 논문이더라도 상용화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더 큰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

상용화 과정에서 중간에 실패한 경우에는 왜 실패했는지 파악될 것이고 그 실패한 부분에서부터 다른 연구자들이 협력해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 상용화되는 단계와 단계를 시스템화함으로써 관련 연구자들에 각종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초연구는 여러 분야, 다양한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이 뭉쳐질 때 시너지 효과가 크다.

암환자들에게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게 하는 것보다 '희망'에서 시작해 그 과정 과정을 하나하나씩 보여줌으로써 '희망의 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메시지 전달이 절실하다. 연구논문에서 시작해 단계별로 '상용화 과정 시스템' 마련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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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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