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사기 '스마트협회' 연루설…ICT 업계 파장
-대출사기사건 연루된 기업 6개사가 스마트協 임원사
-회장에 서정기 중앙TNC대표·부회장에 김백철 다스텍 대표
-대기업·관계부처들도 '당황'
한국스마트산업협회 관계자는 11일 "사건에 연루된 업체를 제외한 다른 임원사들이 모여 회의를 개최하고, 해당 업체를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등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회사가 벌인 일로 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계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면서 "협회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회원사들의 별다른 움직임이나 의견 표명 역시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와 협력했던 대기업 회원사와 정부 관계부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협회 홈페이지 회원사 소개에 1번으로 기재돼 있는 삼성전자 측은 "회원사 등록 여부 자체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거리를 뒀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어떤 부서를 거쳐 회원사 가입 절차가 진행됐는지 파악 중이다. 또 다른 회원사인 KT 측은 "이름만 걸치고 있을 뿐 협회비를 내지 않고 있으며 별다른 활동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KT는 이번 사건으로 자회사 KT ENS(구 KT네트웍스) 직원이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구속됐기에 더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KT 출신인 윤종록 2차관이 연세대 교수 시절 협회의 초대 명예회장으로 위촉된 적이 있어서다. 미래부 관계자는 "협회 회원사 중 문제가 된 업체들이 있지만 문제 없는 회사들이 더 많다"며 "윤 차관은 조만간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협회가 등록된 미래부 산하 서울전파관리소도 "지난해 공동으로 벌인 사업이 없으며 사업계획서를 받은 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협회가 등록됐을 때는 서울전파관리소가 방통위 산하 기관이었지만 미래부로 업무가 이관된 이후 관련이 없으며 후원 명칭을 빌려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는 한국스마트산업협회는 2011년 스마트산업 분야 대ㆍ중소 기업 간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내걸며 출범한 단체로, 30여개 중소기업이 주도해 당시 방통위로부터 정식 사단법인 등록허가를 받았다. 현재 회원사로 등록된 업체 수는 166개로 방송ㆍ통신ㆍ단말제조ㆍ콘텐츠 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이다. 여기에는 대기업과의 상생협력 차원에서 삼성전자(단말기 제조사), KBS(방송), KT(통신)도 참여하고 있다.
정부부처 이름을 건 활동도 여럿 진행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경찰청과 교육부의 주최ㆍ후원으로 '학교폭력 제로 UCC 공모전'을 개최했고 관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스마트용품 원산지ㆍ제조국가 표시 캠페인'을 전개했다. 12월에는 미래부의 후원 아래 '스마트폰 주변기기 우수 아이디어 및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고 중소기업청과 협력해 '스마트 액세서리 및 주변기기 제조 중소기업 구매촉진 상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협회에는 서정기 중앙TNC 대표가 회장, 김백철 다스텍 대표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사로 대표 이름을 등록한 11개 업체 중에는 이번 대출사기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엔에스쏘울ㆍ아이지일렉콤ㆍ엠엔테크ㆍ다모텍ㆍ컬트모바일 5개사가 있다. 금융당국은 중앙TNC 등 6개 업체의 임원이 중복됐으며 지분관계로 얽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들 업체 6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 출범 취지는 중소기업 부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등 대중소 협력을 꾀하는 것이었다"면서 "이번 사태로 ICT 대중소 협력의 근간이 흔들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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