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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1000억 稅戰' 졌다

최종수정 2014.01.16 16:18 기사입력 2014.01.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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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타워 매각 10여년만에...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서 패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이른바 '먹튀' 논란을 빚은 국제 사모펀드 론스타가 스타타워 매각 10여년 만에 결국 1000억원대의 세금을 물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최주영)는 "1040억원 상당의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론스타펀드가 서울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론스타가 스타타워를 사고 판 돈을 실질적으로 부담하고 수취했으면서도 그 양도소득은 론스타가 아닌 벨기에 유령 회사가 얻은 것으로 꾸미고 투자 지배구조도 바꿨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론스타펀드는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볼 수 있으며 주식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로서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론스타 측의 세금 회피 전략은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50조원 규모의 투자활동을 해 온 론스타펀드는 론스타펀드Ⅲ가 설정된 2000년 가을부터 해외 특수목적회사를 이용한 투자구조 설계로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세금은 물지 않을 방법을 모색해 왔다.

'론스타펀드Ⅲ(미국)' '론스타펀드Ⅲ(버뮤다)' '허드코 파트너스 코리아'로 구성된 론스타펀드Ⅲ는 2001년 6~7월 5300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였다. 스타타워는 당시 연면적 기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업무용 빌딩이었다.
실질적인 인수 비용은 같은 해 6월 벨기에에 세운 서류상 회사 '스타홀딩스SA(이하 SH)' 이름으로 론스타펀드가 국내 자회사 등을 거쳐 댔고, 빌딩 소유권은 비슷한 시기 사들인 국내 휴면회사 '스타타워' 명의로 넘겼다.

론스타펀드는 3년 뒤인 2004년 빌딩의 명의상 소유자인 스타타워의 주식을 3510억여원에 싱가포르 법인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얻은 양도차익은 2540억원에 달했으나 론스타펀드는 이듬해 SH가 세워진 벨기에와 한국 간의 이중과세면제 조항이 담긴 '한국-벨기에 조세조약'을 근거로 비과세ㆍ면세를 신청했다. '한ㆍ벨' 조세조약은 주식을 판 사람의 소득에 대해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하도록 되어 있고, 벨기에는 주식양도차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에 따르면 론스타 측은 처음부터 이 같은 전략을 짜고 내부적으로 준비작업을 했다. 스타타워 빌딩 매각가격을 9800억원대로 추산한 론스타펀드는 2003년부터 매각이익을 세금으로 떼이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한 끝에 그때까지만 해도 고용직원이 1명에 불과했던 벨기에 국적 유령회사 SH의 지배구조를 수차례 바꿔가면서 회사구조까지 변경했고, 빌딩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타워 법인 주식을 파는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세무당국은 이에 SH가 조세회피목적을 위한 유령회사에 불과하다며 2005년 양도차익 2450억원에 대한 소득세 1000억여원을 부과했다. 론스타펀드는 실제로 이익을 얻은 회사는 SH라고 부인하며 소송으로 맞섰고 대법원은 2012년 1월 론스타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하므로 소득세 납세의무 주체는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세무당국이 2012년 법인세로 바꿔 부과하자 론스타펀드는 조세심판원을 거쳐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이번에는 론스타 측이 패배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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