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통신비 인하 약속, 올해는 결국 '펑크'?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정책 헛발질로 해 넘겨
-신규 공공 와이파이 구축·LTE 선택형 요금제 출시도 지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영식 기자] 정부가 올해 초부터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해가 바뀌도록 관련 정책들이 헛발질하고 있다. 통신비 인하 정책의 근간이 되는 통계 자료가 부정확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저소득층을 겨냥한 공공 와이파이 구축도 늑장을 부리는 것이다. 통신요금 경감을 위한 이통사들의 롱텀에볼루션(LTE) 선택형 요금제도 당초 기대와 달리 연내 도입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통사들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의 근거로 내세우는 통계청의 가계통신비 자료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통계청의 3분기 한 달 평균 가계통신비는 15만3000원으로 이 가운데 장비 비용은 6%(9300원), 서비스 비용은 94%(14만7000원)로 잡혔다. 하지만 고가의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장비 비용 6%는 오류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통신요금의 20~40%는 단말기 구매 금액"이라면서 "고가 스마트폰을 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단말기 비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에서 서비스 비용과 단말기 할부금을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통계를 앞세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통계청의 통계 방식을 보면 왜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통신비 통계는 주부들이 쓰는 가계부를 바탕으로 하는데 단말기 할부대금과 부가서비스 이용료까지 통신서비스 요금으로 잡으면서 전체 가계 통신비를 산정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부들도 가족들의 모든 통신비용을 샅샅이 알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장비값을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단말기 비용과 통신비용을 분리하도록 교육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비 인하 약속, 올해는 결국 '펑크'?
AD
원본보기 아이콘

진단이 잘못됐으니 해법이 제대로 먹힐 리도 없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가계통신비 오류를 지적했던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통신서비스 이용 비용은 지나치게 많이 집계된 반면 통신장비 비용은 지나치게 적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는 통신 정책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며 관련 자료를 서둘러 현실화할 것을 촉구했다.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 추진된 사업들도 난항에 부딪혀 연내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공공 와이파이 확대다.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ㆍ지방자체단체ㆍ이통사가 공동으로 올해 말까지 공공 와이파이를 1000개 신규 구축하고 이통사의 기존 와이파이 1000개를 개방형으로 전환해 총 2000개소를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11월에야 지자체ㆍ이통사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존의 이통사 와이파이를 개방하는 것은 7월까지 마쳤지만 신규 설치의 경우 장소 선정을 검토해야 하는 데다 지자체들의 예산 문제가 걸려 있다 보니 지연되는 것이라고 미래부는 해명했다.

내년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해도 전국적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만개인 전국 이통3사의 구축 와이파이존 수의 2%도 안 되는 수치다. 또 공공 와이파이를 찾을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다운로드 건수가 5000건도 안돼 유명무실하다. 공공 와이파이 전용 앱을 내놓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통신비 경감을 위한 'LTE 선택형 요금제' 출시도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올해 5월에 개인이 음성통화ㆍ데이터 사용량을 따로 설정할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를 3세대(3G)에 이어 LTE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통3사 중 SK텔레콤만 해당 요금제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와 KT는 정확한 출시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선택형 요금제 설계 등이 기존 요금제에 비해 복잡하지만 수익은 그보다 못하고, 3G 선택형 요금제에서도 가입자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음성이나 데이터 한 쪽을 특히 많이 쓰는 게 아니라면 선택형 요금제가 더 비쌀 수도 있다"면서 "내년에야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