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오로라 공주', 막장극의 해피엔딩은 허무했다
[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막장이란 단어로는 좀처럼 그 해괴함의 끝을 표현할 수 없었다.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마지막은 단촐했다. 해피엔딩을 그렸지만,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그간의 논란은 '별것 아니었다'는 듯.
20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 마지막 회에서는 황시몽(김보연 분)과 오로라(전소민 분)가 화해로 훈훈한 마무리를 보였다.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우빈의 아버지는 설설희(서하준 분)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간 설명 없이 등장인물들의 러브라인은 모두 정리됐고, 마지막엔 죽은 황마마(오창석 분)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상상이었지만, 적어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죽음을 맞은 인물들 중에서는 재등장이란 천금 같은 기회를, 그것도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에서 나타나 결국 끝까지 출연한 모양새가 됐다.
선정성은 기본이요, 유체이탈 종교의식 등 '오로라 공주'가 그려온 세상은 현실과는 참 많이도 동떨어져 있었다. 이미 전작에서 비슷한 장면들을 등장시켜 논란을 불러왔던 터라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오로라 공주'는 여기에 등장인물들을 줄줄이 하차시키는 초강수(?)를 두며 논란에도 불구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첫 번째 희생량은 신주아였다. 박주리 역의 신주아는 16회에서 돌연 파리 여행을 떠난다며 하차했다. 그리고 오대산 역의 변희봉은 18회에서 사업이 부도가 난 뒤에 사망한 것으로 그려졌고, 이상숙(장연실 역) 이아현(이강숙 역) 이현경(김선미 역)은 18회에서 자녀들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오대규(오수성 역)와 손창민(오금성 역)은 미국에 있는 아내가 사고를 당해 떠나는 설정으로 극을 떠났다.
50회에서는 박영규(오왕성 역)가 미국에 있는 아내가 암에 걸려 미국으로 떠나는 것으로 하차가 결정됐고, 런(나타샤 역)은 83회에서 김정도(박사공 역)와 헤어진 뒤 하차했다. 이어 임예진(왕여옥 역)은 119회에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혼령을 봐 돌연사했고, 서우림(사임당 역)은 126회에서 해외여행 후 귀국해 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급사했다.
사람 뿐 아니라 드라마에 등장한 동물 역시 임성한 작가의 데스노트를 피하지 못했다. 드라마에 출연 중이던 애완견 떡대(통키)는 국중 돌연사를 당했다. 자다가 그냥 죽은 것. 허를 찌르는 설정으로, 배우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하던 떡대의 죽음은 이미 왠만한 충격에 익숙해졌을 법한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의 급작스런 죽음, "암세포도 생명이다"라는 황당한 대사, 그리고 각종 '막장스러운' 설정들은 '오로라 공주'를 '욕하며 보는 드라마'로 만들며 시청률을 상승시켰다. 논란에도 불구, '오로라 공주'는 시청률 12~13%대를 유지하며 동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이 때문에 MBC는 시청률 지상주의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오로라 공주'가 마지막 회에서 해피엔딩을 그렸다고는 하지만, 결코 섭섭함을 남기지는 않았다. 아무리 드라마의 대본을 작가가 쓴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만한 능력이 있는지는 재고해봐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시청률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누군가는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는 점을 이 '오로라 공주'는 지난 7개월간 각인 시키고 또 각인 시켰다.
한편 '오로라 공주' 후속으로는 이진 박윤재 주연의 '빛나는 로맨스'가 오는 23일부터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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