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대법원이 기업의 통상임금에 정기, 일류적인 상여금도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재계가 들썩이고 있다. 같은 근로자 입장에서 응당 반가움이 앞서야겠지만 세계 각국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반가움에 앞서 우려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20대 청년들의 대규모 실업 문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다. 호주의 청년실업률은 13%를 넘어서며 1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금융 위기를 겪은 그리스, 스페인 등은 50%를 넘어섰다.

미국의 경우 청년실업률은 16% 정도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25세 이하 청년들이 1000만명을 넘어서며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 독일의 경우 전체 실업률은 5.4%, 청년실업률은 7.7%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오래전부터 제조업을 장려해온 전통 때문이다. 제조업은 특성상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독일 자동차, 가전이 명품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메이드 인 독일' 브랜드를 꾸준히 육성해왔다.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제조업의 부활은 범 세계적인 움직임이다. 거의 모든 나라들이 자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 거대 기업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있던 제조업도 쫓아내는 악수를 연이어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학물질등록 및 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이다. 일부 시행령을 완화해 기업들의 입장을 상당수 반영하긴 했지만 화학물 관련 사고가 날 경우 매출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안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2015년 1월부터 시행되는 화평법과 내년 1월초 입법예고돼 있는 화관법이 시행될 경우 상당수의 중소 업체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 역시 제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인건비가 상승할 경우 생산원가가 올라가고 생산원가가 올라갈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제품들과의 가격 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인건비가 싼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국내 생산 비중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이미 전자업계는 대부분의 생산지를 중국, 베트남 등으로 옮겼다. 자동차 업계는 국내 생산 비중을 계속 줄여가고 있다. 한국 자동차, 전자 회사의 규모는 자꾸 커지는데 국내에서 생산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에게 적절한 규제와 감시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해선 안된다. 기업을 위축시키고 고용을 저하시키며 더 나아가서는 국가 차원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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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시급한 것은 기존 공업단지의 공동화 현상이다.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창조경제와 관련한 디지털 산업단지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기존 소규모 제조업 공장은 주인이 떠난채 오래된 설비만 남아 있을뿐이다. 대전, 대구, 전주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며 중소기업들도 함께 옮기고 중소기업의 하청을 받던 소규모 공장들은 해외로 나갈 돈 조차 없어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할 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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