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워싱턴DC 본부에서 개최한 샌프란시스코공항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사고조사 청문회에서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이강국 기장이 조사관들과의 인터뷰에서 착륙 당시 속도가 너무 낮았고 자동조종 속도 조정 장치(오토스로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청문회를 보도하면서 "NTSB는 조종사가 보잉777기의 자동조종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했을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활주로와 충돌하기 약 2분 전 하강속도가 정상보다 4배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고기의 설계·작동이나 공항 운영의 문제 등 다른 요인들을 무시한 채 조종사 과실로만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NTSB 관계자는 "항공기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은 항상 조종사 과실 여부가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다"면서 "오늘 청문회는 책임 추궁을 위한 게 아니라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데보라 허스먼 위원장 등 NTSB 위원과 6명의 기술패널,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조종사노조(APU), 보잉, 샌프란시스코 시당국, 연방항공청(FAA), 탈출슬라이드 제조사인 에어크루저 등 6개 관련 업체·기관들이 사고 조사와 관련된 증인 20여명이 참석했다. 조종사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NTSB는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조사와 검토 작업을 벌인 뒤 내년 7월께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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