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첫 발 디딘 예술인들···"특별한 영감 찾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북반구 설원 너머 밤 하늘에 펼쳐지는 오로라는 성스럽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 찰나의 황홀경은 문화예술인에게 아주 특별한 영감을 가져다 준다. 남반구에서도 오로라와 같은 절정을 만날 수 있을까 ? 오는 16일 5명의 작가, 예술인들이 새로운 마술세계를 찾아 나선다. 활동기간은 내년 1월8일까지 남극 세종기지에서 이뤄진다.
그 주인공은 소설가 천운영을 비롯, 영화감독 정지우, 웹툰작가 윤태호,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 사운드 아티스트 이이언 등이다. 이들이 남극에서 탐색하는 작업은 남극 세종기지 과학자들의 삶과 연구활동이다. 더불어 남극의 다양한 자연현상을 테마로 예술적 영감의 원천을 그려내게 된다. 이 프로젝트명은 '2013 남극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다.
노마디즘은 유목민적 삶과 사유를 의미한다. '유목론'의 고전인 '천개의 고원'에서 '질 들뢰즈'와 '펠릭스 카타리'는 유목적 삶이란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불모지를 새로운 생성의 땅으로 바꿔가는 활동에 주목한다. 따라서 새로운 공간으로의 사유적 여행인 남극 노마딕 레지던스는 예술가의 영감에 자연과 과학이라는 영역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기획을 담당한 천운영은 "예술가에게 있어 영감의 원천을 찾는 일은 작업의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이어 "남극은 그 어떤 여행지와도 다르며 물리적·심리적으로도 우리 일상으로부터 가장 먼 곳, 그 누구의 고향도 소유도 아닌 독자적인 공간"이라고 덧붙인다.
이번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문화예술인들은 기대와 설렘에 차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해온 예술인들이 공통된 영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사뭇 궁금해서다. 이들은 미디어 아트스트, 뮤지션, 일러스트레이터, 영화감독, 만화가, 소설가 등 활동 방식이 다르다. 또한 창작 수단, 작품세계와 표현 방식도 다르다. 이에 서로 다른 장르의 조합이 만들어낼 작품에 기대감이 높다.
남극 프로그램 기간 동안 윤태호 작가는 극지연구소에서의 체류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포털에 남극 관련 웹툰을 연재한다. 이이언 작가는 남극을 테마로 한 사운드 음악 영상작업을 한다. 천운영 작가와 이강훈 작가는 남극의 과학자들을 주제로 한 전자책(e북)을 준비 중이다. 정지우 감독은 남극을 영상에 담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천 기획자는 "모두 남극에 대한 기대는 같지 않다. 어떤 이는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새로운 마술 체험이나 제한된 공간에 사는 학자들의 드라마를 그리고 싶어 한다"며 "그러나 서로 거리를 좁혀가다 보면 하나의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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