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안 쓸때 전원 꺼두면 전력 60% 절감"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가정에서나 사무실에서 주로 24시간 내내 켜두며 사용하는 정수기. 용량이 3L에 불과한 정수기는 900L짜리 대형냉장고보다 전기소비가 1.7배나 더 많다. 켜져 있는 내내 물을 계속 끓이거나 차게 유지하도록 설정돼 있어 그만큼 전력 낭비가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수기는 전원과 무관하게 정수기능이 작동된다. 심야시간이나 주말 등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만 꺼둬도 전력이 60%나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25일 서울시는 지난 8~10월 두 달간 실시한 '정수기 전력사용량과 이용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에너지설계사들이 가정, 상점 및 사무실 등 약 800곳을 방문해 직접 측정한 냉·온 정수기가 그 대상이다. 그 결과 정수기 1대의 월간 평균 전력사용량은 56.2kWh로 이는 가정용 대형 냉장고(용량 800~900리터)의 월 평균 소비전력인 32.8kWh의 약 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정수기는 24시간 가동되고 있지만, 가정이나 매장이 비어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은 일평균 13시간이며 하루 종일 정수기를 쓰지 않는 날도 한 달 평균 5일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정수기 사용자 620명을 대상으로 사용습관을 조사한 결과, 4%(25명)만이 미사용 시간대 전원을 차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수기는 소수의 전기분해방식(이온식)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원과 무관하게 정수기능이 작동하지만, 사용자 대다수는 전원이 켜져 있어야 정수기능이 작동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었다.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전원을 차단할 경우, 한 달 동안 절감할 수 있는 전력량은 대당 평균 33.3kWh(하루 11시간씩 월 25일 사용기준)로 산출됐다. 이를 반영해 미사용 시간대 정수기를 꺼두면 전기 사용량도 약 60%나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서울지역 표준가정에서 한 달간 사용하는 전력량은 315kWh, 전기요금은 5만1740원 수준(2.7% 인상분 적용)인데, 미사용 시간에 정수기 전원을 끄면 한 달 사용전력을 281.7kWh으로 낮추고 전기요금은 4만556원으로 줄어 매월 약 1만1184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추산이다. 현재 전국에 보급된 정수기 대수는 약 682만대로 미사용 시간동안 전원을 끌 경우 연간 27억1050만kWh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고리 1호기 발전량 46억4468만kWh의 58%에 해당된다.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반장은 "정수기, 비데, 셋톱박스, 모뎀 등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도 24시간 켜있는 가전제품들이 여럿이고 이러한 제품들을 통해 낭비되는 전력량이 예상보다 많다"면서 "전기요금 인상과 겨울철 전열기 사용으로 가정의 전기료가 급증할 우려가 크므로 낭비되던 전력부터 제로화해 효과적인 절약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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