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강동구청장

이해식 강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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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노인환자가 늘고 있는 이른바 ‘유병장수(有病長壽) 시대’다.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었으며 의학의 발달속도로 볼 때 100세까지 사는 것도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체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고통 받은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이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 못지않게 ‘건강하게 잘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할 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자료에 의하면 심장질환(사망원인 2위, 인구 10만명 당 52명), 뇌혈관질환(3위, 인구 10만명 당 51명)과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등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이다. 그러나 WHO에 따르면 이런 만성질환으로 인한 조기사망의 80%는 적절한 관리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강동구는 민간의료기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의 기능을 동 단위로 내려 접근성을 높이고 만성질환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008년 전국 최초로 설치한 ‘건강100세상담센터’는 ‘동네 미니보건소’라고 할 수 있다. 30세 이상 주민이라면 누구나 집에서 가까운 동 주민센터에서 5가지 검사(복부둘레 혈압 혈당 중성지방 고밀도콜레스테롤)를 통해 대사증후군을 조기 발견하고 관리하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영양교실과 운동교실을 통해 생활습관개선이 병행된다.


주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강동구 지역 30세 이상 인구의 19.2%가 이미 건강100세 상담센터에 등록했다. 또 동 주민센터 방문주민 30%는 건강100세 상담센터 이용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는 동 주민센터가 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러 가는 곳일 뿐 아니라 건강관리를 받으러 가는 미니보건소이자 헬스장인 셈이다. 특히 주민들끼리 건강동아리를 구성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반면 우리나라 만성질환 진료비는 2002년 4조8036억원(798만명)으로 전체 진료비의 25.5%였으나 2010년에는 15조2382억원(1376만명)으로 전체 진료비의 34.9%를 차지하고 있다. 만성질환으로 개인과 가정이 큰 고통을 받게 됨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국가단위에서 의료기관과 지역사회를 서로 잇는 만성질환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공공보건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건강위험요인의 조기발견과 생활습관 개선(운동 금연 영양 등) 등 서비스를 거주지 근처에서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성질환은 그 특성상 일단 질병이 발생하면 되돌리기가 매우 힘든 반면 적정관리를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예방중심의 의료서비스와 민관의료기관의 치료중심의 의료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협력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만성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 받도록 함으로써 병원진료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으나 중대질환을 사전에 예방해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적인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프라 구축과 함께 중요한 것은 결국 주민들의 참여다. 주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영양교실과 운동교실을 활성화하고 건강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주민들 스스로가 자기건강관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예산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영국의 경우 2005년 ‘National Health Service and Care Long term Conditional Model'을 도입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별 관리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70~80%가 자가관리(self care)그룹에 해당하기에 약간의 개선으로 매우 큰 예방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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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불쑥 생기는 질병은 없다고 한다. 잘못된 생활습관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누적돼 신체의 이상증상과 심각한 질병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아프고 병들어 병원을 찾는 것보다 건강할 때 건강관리를 받는 것은 유병장수시대에 무병장수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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