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에 아직 살아있는 우리 군인 500명을 찾아주오
대한민국, 국군포로 송환 절박하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6ㆍ25전쟁때 국군포로로 끌려갔다가 북한에서 숨진 고(故)손동식씨의 유해가 지난 5일 중국을 통해 봉환됐다. 60년만에 유골로 고국땅을 밟았다. 이번 유해는 순수히 딸 명화씨(탈북민복지연합회장)의 힘으로 성사됐다.
국내의 국군포로 가족들은 북한도 문제지만 한국 정부가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4년 조창호 소위의 귀환 이후 지난해 말까지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가족 등의 도움을 받아 모두 자력으로 탈북했기 때문이다.
국군포로 문제는 조창호 소위가 복귀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1997∼2010년 국군포로 79명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돌아왔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김모씨를 마지막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없다. 북한을 탈출해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국내 국군포로는 51명이다.
유엔군사령부가 추정한 국군실종자는 모두 8만2000명이다. 이 가운데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최종 송환된 국군포로는 8343명에 불과하다. 정전 이후 1960년대부터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북한 측은 '국군포로를 전원 송환했고, 강제 억류 중인 군국포로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해왔다. 단지 2000년이후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 교환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북한내 국군포로 19명의 생사를 확인해줬다. 이 중 17명이 남측 가족과 상봉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인 납북자 및 그 가족까지 돌려보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는 1990년대 이후 귀환한 국군 포로와 탈북자들의 증언에 근거해 현재 북한에 있는 국군 포로를 5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06년 6월 공개한 자료에서 탈북자 신문 등을 통해 국군 포로 1734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이들 중 생존자는 548명, 사망자는 885명, 행방불명자는 301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군포로 가족들은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 송환조치를 해주기 바라고 있다. 현재 북한에 남아있는 국군포로의 평균연령이 80세를 넘기고 있어 앞으로 5~8년내에 해결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국군포로대책위'는 비상설기구에 불과하고 북한 눈치를 보며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불만도 높다.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국방장관회담, 적십자회담 등 각종 대화 자리에서 국군포로 송환 문제를 꺼내고 있지만 북한을 설득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 문제를 더 늦기전에 해결해야한다는 의지는 지켜오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당시 국군포로와 납북자 귀환 역점 추진 등을 약속한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군포로 가족들의 독자적인 송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월 국군포로 국내 송환운동을 벌이는 민간단체에서 국내에 생존해 있는 귀환 국군포로에 서한을 발송했다. 자체 조사를 통해 중국과 가까이 있는 북한의 탄광지역에 국군포로 113명이 생존해 있다면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국군포로 명단이 공개된 데 대해 "북한지역에 계신 국군포로와 그 가족들의 신변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당국의 엄격한 통제와 감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군포로들의 실명과 거주지 등의 정보가 공개될 경우 이들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 신변에 위해를 당할 수 있다"며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사항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언론사 등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귀환 국군포로들은 "우리를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언론 접근도 막더니 이젠 '가족 안위' 운운하며 협박까지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국군포로 가족은 "민간단체 힘으로 그동안 송환문제를 추진해왔지만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며 "세월은 흘러가는데 정부가 말로만 송환문제를 다루는 것은 아닌가 하는 서운함이 생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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