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숨겨진 딸” 사칭한 30대 거액사기꾼 검거

충남지방경찰청, 삼성그룹 전 부회장 딸이라며 22억원 받아 챙긴 이모씨 등 2명 붙잡아…경호원 채용, 가짜통장 마련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삼성家의 숨겨진 딸’로 행세하며 거액을 사기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청장 백승엽) 광역수사대는 11일 삼성그룹 전 부회장 이모씨의 숨겨진 딸이라고 사칭, 재벌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수십억원을 가로챈 이모(31, 여)씨등 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경매물건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22억원을 받아 챙긴데 이어 50억원을 가로채려다 미수에 그쳐 1명은 구속, 1명은 불구속입건됐다.

이씨는 인터넷 역할 대행사이트를 통해 피의자 홍모(50, 남)씨를 고용, 은행지점장 행세를 하도록 짠 뒤 사기를 쳤다.

두 사람은 경매물건을 사서 되팔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지난해 6월4일부터 올 7월15일까지 피해자 9명으로부터 22억원을 차용금명목으로 받아 가로채고 같은 수법으로 서울 역삼동 ○○생명보험사 재무설계직원 허모씨로부터 5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고 투자를 진행하던 중 덜미가 잡혔다.

특히 이씨는 삼성家의 숨겨진 딸로 행세하기 위해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밴 승합차를 빌려 타고 다니고 경호원 3~4명을 고용, 식사를 하거나 오갈 때 호위를 받는 등 주변사람들 시선을 끌어왔다.

또 280억원을 상속 받았다며 70억원의 잔액이 찍힌 가짜통장을 피해자들에게 보여주는 등 언제든지 빌린 돈을 갚아줄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이씨는 범행이득금으로 백화점 특급귀빈(VVIP)대우를 받으며 명품과 보석을 사들이고 고액의 피부관리를 받는 등 방탕한 생활을 해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번 사기사건의 피해자들 중엔 농민, 자영업자, 병원장 부인까지 신분이 다양했다. 피해자 들 중엔 아파트를 잡히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돈을 빌려줬으나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할 땐 짧은 기간 내 원금의 2~3배의 이득금을 벌 수 있다는 소리는 사기꾼들의 거짓말 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판단을 한 뒤 돈거래를 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