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키프로스 구제금융 결정이 난 직후에 자신이 부인과 보내는 시간보다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길다며 아내가 불평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했었다. 연이어 발생한 경제위기 때마다 IMF와 EU가 긴밀히 협의했던 그간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보고서 내용이 알려진 뒤 렌 집행위원은 한 컨퍼런스 자리에서 "이러한 평가는 정당하지 않다"며 "IMF가 손을 씻은 다음 더러운 물을 유럽인들에게 버리려 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이먼 오코너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IMF의 보고서 중 EU집행위가 성장을 위한 개혁 정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 대해 "명백하게 잘못된 평가로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반박했다. 또한 그리스에 대한 부분은 "전적으로 의견을 달리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트로이카 상호 비방전에서 제외됐던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IMF가 ECB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는 대신 유럽은 그동안 이뤄왔던 일들의 성과를 거두고, 지금처럼 올바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