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부석면 갈마 1리 ‘찾아 가는 배움 교실’…고부지간으로 4년11개월간 함께 참여해 눈길

화제의 주인공인 시어머니 문남열(가운데, 85)씨와 며느리 김향초(오른쪽, 65)씨가 이완섭 서산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시어머니 문남열(가운데, 85)씨와 며느리 김향초(오른쪽, 65)씨가 이완섭 서산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남 서산에서 80대 시어머니와 60대 며느리의 ‘늦깎이 배움’이 화제다.


주인공은 서산시 부석면 갈마1리에 사는 시어머니 문남열(85)씨 며느리 김향초(65)씨.

두 사람은 서산시가 어르신들의 문자해득을 위해 운영 중인 ‘찾아가는 배움 교실’에서 고부(姑婦) 졸업생이 된 것.


이들은 최근 부석면 갈마1리 마을회관에서 2008년 4월 개강 후 지금까지 문해교육과정을 수료한 어르신들(14명)의 학습동기생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식에선 고부지간(姑婦之間)으로서 4년11개월간 배움 교실에 함께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4년여 전 마을에 배움 교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문 씨는 한글을 꼭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으나 부끄러움과 함께 거동도 편치 않아 혼자 가슴앓이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며느리 김 씨는 자신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배움 교실에 다닌다면 된다고 생각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등록해 꾸준히 공부해왔다.


바쁜 농사일로 낮엔 수업에 참석하고 저녁엔 배운 것을 익히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학습과정을 모두 마쳤다.

특히 시어머니 문 씨는 두 달 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어서 배움 교실에 나가지 못하게 되자 며느리의 도움으로 공부를 계속해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완섭(뒷줄 가운데) 서산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서산시 부석면 갈마 1리 ‘찾아 가는 배움 교실’ 졸업생들.

이완섭(뒷줄 가운데) 서산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서산시 부석면 갈마 1리 ‘찾아 가는 배움 교실’ 졸업생들.

원본보기 아이콘

배움 교실 강사 이순미(43·여)씨는 “문 할머니는 편찮으시기 전까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석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며 “배움에 대한 의욕과 효행을 몸소 실천한 며느리를 보면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며느리 김 씨는 “며느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한 것뿐”이라며 “시어머니 몸이 얼른 나아 손주들에게 편지도 쓰고 신문도 읽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D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이완섭 서산시장은 “5년 가까이 힘든 과정을 모두 마치고 영예로운 졸업을 맞은 어르신들을 축하한다”며 “배움 교실이 어르신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산시가 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배움 교실’은 현재 46개 곳에서 788명의 어르신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을 포함해 그동안 38개 교실에서 졸업한 어르신은 모두 482명에 이른다.


왕성상 기자 wss404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