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힘들듯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장관 청문회는 국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 없어 경과보고서 채택이 임명의 조건은아니다. 그러나 역대 국방장관 가운데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여당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아 여론악화 시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임명 강행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의 8일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듯한 답변을 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으로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팔고 반포동 아파트를 산 것은 부동산 투기 아니냐"는 질의를 받자 "투기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서, 아파트 하나를 갖는 꿈으로 샀다"고 말했다.
자신은 10여 차례의 부동산 거래에서 대부분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으나 곧바로 "일산 땅과 반포동 아파트에서는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두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딱 2개 성공했다"고 받아넘겨 눈총을 받았다.
이에 "1974년 목동 아파트도 300만원에 사서 500만원에 팔아 차익이 생겼다"는 반박이 이어지자 김 내정자는 "팔고 나서 한 달 후에 1천500만원까지 오르는 것을 보고 가슴이 매우 아팠다. (손해를 봤다는 것은) 팔고 나서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많이 겪었다는 의미"라고 해 또다시 '빈축'을 샀다.
김 내정자는 그러면서 "직무를 통해 하나도 부를 축적한 게 없다. 이런 것(일부 부동산 거래 및 위장 전입)은 있지만 나머지 일생은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말하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 내정자가 자신의 경력을 이용해 외국 업체를 위해 로비 활동을 벌였느냐가 의혹의 핵심이었다. 김 내정자가 무기중개업체인 '유비엠텍'의 고문으로 근무한 데서 불거진 문제다. 이 회사는 국산 K-2 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을 MTU라는 독일 회사에서 수입해 납품한다.
국내산 파워팩이 수입산으로 바뀌는 시점과 김 내정자가 고문으로 근무한 시기가 겹치면서 의혹을 산 것이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육군 대장 출신이 국내산 무기도 아니고 외국 무기를 수입하는 무기중개업체 고문으로 일했다는 것은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면서 "60만 장병이 그런 국방부 장관을 모시는데 수치스럽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유비엠텍이 MTU와 판매 대리 계약을 하면서 계약이 성사되면 5%의 커미션(수수료)을 받기로 했던 점을 지적하며 김 내정자의 로비 의혹을 추궁했다.
또 유비엠텍의 실질적 소유주인 정 모 씨가 과거 율곡비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무기중개상이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K-2 엔진의 파워팩 수입선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로비활동을 했다면 당장이라도 국방장관직 사퇴하겠다"면서 "합작회사여서 엔진 생산 기술을 도입하는 데 필요하다고 봐서 국가를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 입사했다"고 해명했다.
퇴직 시 받은 7000만원이 로비 '성공보수' 아니냐는 데 대해서는 "일이 없어서 (계약 기간보다) 일찍 퇴직하니까 수고에 대한 감사와 위로금으로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가 천안함 사태 애도기간에 골프를 즐기고, 연평도 도발 이튿날 일본 온천여행을 떠난 것도 비판을 받았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대부분의 후배들도 이 문제는 흔쾌히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후배들에게 빚을 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은 "사려 깊지 못한 것이고 장관으로서는 결격사유"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처신 논란에 대해서는 수차례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국가 부름이 있으면 다시 오겠다는 각오로 예비역을 택했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 할 일이 없어 나갔지만 신중하지 못했고 사과를 드린다"고 답했다.
한편, 5ㆍ16 쿠데타가 정당한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사안이기 때문에 이자리에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피해갔다.
또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 고리를 달고 다닌 것과 관련, "부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켰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대한민국에는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이 매우 많으며 저는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국방부가 청문회 연습과정에서 사용한 '예상질의'가 여당 의원 측으로 넘어간 게 드러나면서 잠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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