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이 의사협회를 찾아 노환규 의협회장과 리베이트 문제 등을 놓고 논의했다. 앞선 지난달 25일 노 회장은 동아제약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합법이라 의사들을 속여 리베이트를 준 것 아니냐"는 취지로 공격했다. 동아제약 돈을 받은 혐의로 의사 150여명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대한 항의였다.
이에 동아제약은 공개적 답변이 어려우니 만나서 대화로 풀자는 뜻을 전했고 최근 양 쪽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구체적인 해명보다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의사와 제약회사가 함께 노력하자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선 김 사장이 "우리도 원하는 바"라며 의협의 노력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회장과 김 사장이 갈등 구도 속에서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김 사장은 동아제약 영업사원의 의사 폭행사건을 사과하러 노 회장을 찾은 바 있다. 당시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의사협회의 행태에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번 만남은 양 측의 발전을 도모한 긍정적인 자리였다고 의사협회 측은 강조했다.
한편 노 회장은 김 사장과의 만남 이후 제약업계 관계자들과의 집단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송 대변인은 "영업사원 출입금지, 약가산정 구조 개선 등 논의할 문제가 많아 이번 주 내로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며 "앞으로 의사와 제약산업이 함께 발전하기 위한 방안 모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리베이트 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사단체, 제약회사 등 3자가 참여하는 '의산정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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