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쓴 4대강, 앞으로 돈 더 들어간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 정부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살리기사업에서 주요 시설물이 멋대로 설계되거나 잘못된 수질관리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년간 22조원을 넘게 썼지만 유지관리하는 데 앞으로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감사원이 공개한 '4대강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관리실태' 결과를 보면, 총 16개 보 등 주요 시설물 품질을 비롯해 수질관리ㆍ유지관리 등 전 분야에 걸쳐 총체적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부터 두달여간 감사한데 이어 8월께 발생한 전국적인 녹조현상 등 현장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보름 정도 추가로 점검했다.

감사 결과 16개 보 가운데 15개가 보 바닥부분의 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다. 4대강에 설치된 보는 최고 높이 12m로 규모가 크고 가동수문이 설치돼 수문을 개방할 때 큰 충격이 가해지는데, 애초 설계 시 4m 이하 소규모 보에 적용되는 기준이 적용된 탓이다. 일부는 공사기간을 줄여야한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시공됐다.


구미보 등 12곳은 수문을 여닫을 때 발생하는 유속으로 인한 충격영향이 애초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칠곡보 등 3개보는 상ㆍ하류 수위차로 인한 하중조건을 잘못 적용해 수문이 우려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가 관할하는 수질관리 분야도 엉터리였다. 4대강 보의 물은 체류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기준의 수질관리지표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나 일반 하천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만을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BOD는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화학적산소요구량(COD)ㆍ조류농도 등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공급 가능량보다 4배 정도 더 많은 하천유지용수를 공급받는다거나 2006년 기상조건이 재현된다는 등 비현실적으로 수질을 예측한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수질예보제를 시행하면서 특정구간에 빈번하게 발령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국제기구 기준보다 조류농도 발령기준을 완화시키거나 일부 보 구간에선 조류경보제를 운영하지 않은 것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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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사업효과나 경제성을 검토하지 않고 4대강 모든 구간에 일괄적으로 대규모 준설을 실시했으며 객관적으로 사업효과를 검증하지 않아 연간 2800억원 정도 유지관리비용이 들어갈 예상된다는 게 감사원 측 설명이다.


감사원은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장관에게 시급한 사항은 즉시 시정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수질개선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관련기관이나 담당자는 주의 처분을 받았으며 각종 계약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던 인물에 대해서는 징계조치를 내렸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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