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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쓰기 고전하는 대학생에 ‘古典’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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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대 1학년 필수과목서 고전 3권 선정·토론 방식 도입···경희대·동국대 등도 동참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이상미 기자]대학가의 '인문학' 열풍이 거세다. '취업률'을 중시하며 실용학문 위주의 교육을 펼치던 대학들이 다시 '인문학'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인문대학을 중심으로 '인문학의 본질'을 담은 고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대 인문대는 내년부터 신입생들이 1학기에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삶과 인문학' 과목에서 고전 3권을 선정해 읽고 토론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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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수업에서 학생들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등 고전을 읽고 소모임으로 나눠 토론한 뒤 교수의 해설 강의를 듣게 된다.
배영수 인문대학장은 "고전에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들어 있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고전읽기에 익숙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1학기에 개설되는 '삶과 인문학'수업을 시작으로 2학기에는 개별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아 고전을 꾸준히 읽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 학장은 "한 세대 정도 흐르는 사이에 신입생들의 독서수준에도 커다란 변화가 감지됐다"며 "대학 오기 전까지 책을 거의 읽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전반적으로 독서력이 아주 부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전읽기를 통해서 학생들이 인간과 인생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지 깨닫게 하자는 게 고전읽기 수업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경희대는 이미 지난해에 국내 최초로 학부생의 교양교육을 총괄하는 통합교육기구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후마니타스는 라틴어로 '이상적 인간'이란 뜻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적 가치를 갖춘 실천적 지식인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희대 재학생들은 졸업 전 총 35학점의 교양강좌를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이수해야 하며 특정 학점 이상을 이수한 학생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자유교양(liberal arts)학'을 기존 전공에 병행한 복수전공으로 딸 수 있다.
지난해 11월30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학생들이 각각 에세이와 서평 부문에 응시했다.

지난해 11월30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학생들이 각각 에세이와 서평 부문에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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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일 후마니타스 칼리지 학과장은 "700~800페이지 분량의 책을 읽어야 되고, 수업시간에 평소에 접하지 못한 말들도 많이 나와 일부 학생들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70% 이상의 학생들은 오히려 만족해한다"며 "현재와 같은 매체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읽는 능력과 집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각 대학들이 기본적인 교양 과목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동국대 역시 올해부터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 강화에 나섰다. 특히 가장 기초가 되는 글쓰기 교육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시킨다는 방침이다. 글쓰기 및 고전담당 강의초빙교수 23명을 신규로 임용하고, 기초교양강좌인 '작문과 발표'와 '고전세미나' 강의 및 강의교안과 교재 개발 등에 참여시켰다.

고전세미나 강좌는 학생들이 융·복합적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인문, 사회, 자연의 학문 계열별로 고전을 읽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수강인원도 30명 내외로 최적화하고, 글쓰기 센터와도 프로그램을 연계시켰다. 동국대는 내년에는 ▲인성 ▲융·복합적 소양 ▲기초 학업능력 배양 등을 목표로 교양교육을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이같은 대학가의 인문학 열풍에 대해 배영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장은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미국의 하버드 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도 고전읽기를 강조하고 있다"며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히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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