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조 원대에 이르는 전북도 금고를 두고 NH농협과 경쟁하는 전북은행은 전북도청 특별회계기금과 통합기금, 전주시청의 일반회계 기금과 공기업 특별기금, 완주군청의 특별회계기금 등 15곳의 특별·일반 회계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은행의 판정승이다. 부산은행은 부산시청 주금고와 교육청 주금고를 운영하고 있고, 기장 강서구를 제외한 부산지역 구청 14곳 구금고를 관리하고 있다. 다른 시로 진출하기보단 부산시 금고를 지키는 모습이다.
제주도는 NH농협은행이 도금고 특별회계기금을 관리하고 있고, 제주은행이 특별회계기금에 비해 규모가 적은 일반회계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 지방은행은 지방 금고의 기금을 관리하면서 얻는 수익도 좋지만 지역 금고를 관리한다는 '이미지' 효과에 더 신경을 쓰는 입장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금고를 관리한다고 해서 공무원의 급여를 관리하는 주거래 은행이 되지는 않는다"며 "시금고 관리는 지역적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북도 금고를 둘러싼 NH농협과 전북은행의 갈등을 바라보는 지방은행은 복잡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금고의 재계약이 이뤄질 4년 뒤 시중은행이 강하게 밀고 들어올 것이라는 업계의 추측이 있다"며 불안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압도적인 지점 수와 네트워크로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한 수 위인 NH농협이 이미 전국 지방 금고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지방 금고의 80%는 그 지역 지방은행이 관리하도록 법제화 하고 있다"며 지방은행에 대한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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