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적어도 위기가 시작된 시점으로부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 경제위기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시작됐다고 보면 지금부터 6년 뒤인 2018년까지는 세계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성장을 되살릴 불씨를 찾을 수 없어서다. 유럽이 재정위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도 재정난에 빠져있다. 중국은 다행히 경착륙은 면할 것 같지만 장기간 성장둔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어제 발표한 일반국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중 다수는 이미 불황의 장기화를 예견하고 있다. 현 불황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물어보았더니 '올해 또는 내년'이라는 응답은 21%에 그치고 '2014년 이후'라는 응답이 48%에 이르렀다. 특히 32%는 '2015년 이후'에나 불황이 끝나리라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국민이 이런 예상에 따라 이미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보험까지 해약하는 등 내핍생활에 돌입했다.
정부만 여전히 낙관 무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중기 성장률 전망을 보면 올해와 내년 4%, 후년 4.3%, 2015~2016년 4.5%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정확한 예측에 자신이 없다면 하다못해 2개 이상의 시나리오식 전망이라도 좋으니 보다 현실성 있는 추정을 내놓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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