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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당신의 회사는 애플보다 맛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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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최고의 직장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김현은 '행복한 책읽기'에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의 말을 남겨 뒀다. "가장 서글픈 사실 중의 하나는 사람이 하루에 8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일이란 일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사실이다. 우리의 삶은 일에 매여 있다. 부인하려고 해도 일이란 건 일상을 지배하고 인생을 구획하는 방식을 좌우한다.

하물며 하루에 10시간은 당연한 듯 일하고 야근까지 하는 한국인들은 어떻겠는가. 더 즐겁고 내 '영혼'을 살리는 직장은 어디에 있을까? 어떤 형태일까? 이런 직장을 상상하는 건 종교인이 천국을 상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고의 직장'은 그 천국이 어떤 곳인지 문을 조금 열어 보여주는 책이다. 세계적 경제지인 '포춘'과 협력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하는 GWP연구소의 연구원들이 20여년간 '최고의 기업'을 분석하고 설문해 얻은 결과를 정리했다.

이들이 도출해 낸 일하기 좋은 회사의 특징은 다섯가지다. 첫번째는 신용이다.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이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좋은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상사의 리더쉽을 따른다. 능력있는 상사가 제대로 자원을 분배하고 있으며 자신의 의견이 조직에 전달되고 있다고 믿는다.

신용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의사소통이 정확하고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솔직함'은 기본이다. 뉴욕에 위치한 서비스 제공 업체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는 경영진과 직원이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파트너 커넥티비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원들이 매 분기 자신의 성과 수준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는 존중이다. 서로를 부속품이 아닌 인격체로 생각해야 한다. 존중은 곧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 자동차회사 피아트는 공장 입구의 출근부에 신호등 표시를 달아놨다. 출근하는 직원들은 자신의 기분을 나타내는 신호 아래 서명한다. 컨디션이 좋으면 초록불, 조금 심란하면 노란불, 고민 때문에 몸은 와 있지만 마음은 딴 데 가 있을 땐 빨간불이다.

만약 존중이 깔려 있지 않다면 감히 빨간불에 서명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피아트에서는 80%의 직원이 일 년에 한 번은 빨간불에 서명한다. 그러면 회사는 직원과 상담해 문제 해결을 도와준다. 어영부영 지나가는 것보다 생산성을 더 올릴 수 있고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진다.

공정성을 다룬 부분도 흥미롭다. 공정성은 조직 안에 인식시키기 어려운 항목이다. 각자 다른 자기평가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정성이 절차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이다. 수익을 똑같이 분배한다고 해서 공정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더 많이 인정해준다고 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것 또한 아니다. 충분한 급여가 아니라 공정한 급여를 받았다고 납득하게 만드는 것, 필요한 만큼 인정해주는 것이 공정성이다.

이밖에도 자긍심과 동료애는 최고의 직장을 만드는 개개인의 원동력이 된다. 스티브 잡스가 군림하던 애플의 사례를 기억해보자.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다른 회사보다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것도 아니었고 업무강도는 엄청났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애플에 헌신했다. '세상을 뒤바꾸는 것'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었다.

"최고의 직장 직원은 자사가 세상에 미치는 역할에 대한 대단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186쪽)". 이는 당연히 조직에게도 도움이 된다. 동료애가 깔려 있는 가족같은 기업문화도 직원들이 더 행복해지고 회사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다. 하루의 절반을 같이 보내는 동료는 때론 가족보다 더 뜨거운 '전우'다.

이 책은 사실 조직의 리더들을 독자층으로 상정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앞서 얘기한 다섯가지 가치가 깃든 조직을 만들 것인가 고민하는 리더들에게 제일 날카롭게 다가올 책이다. 그러나 일반 조직원들에게도 재미있게 읽힌다. 내가 꿈꾸는 직장은 어떤 것을 요구하는 곳이며, 그런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지금 일하는 사무실을 '꿈의 직장'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해 볼 만 하다.

최고의 직장/GWP연구소 지음/이민주 옮김/위즈덤하우스/1만 5000원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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