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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20년 만에 되돌아온 김용희 감독의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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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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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17년 전인 1995년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프로무대를 밟았다. 그라운드에서 머릿속은 보통 신인 선수들과 다르지 않았다. 프로 적응에 여념이 없었다. 주전으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같이 피땀을 흘렸다. 당시 선수단을 이끈 수장은 김용희 감독이었다. 배울 점이 많은 스승이자 선배였다. 선수에 대한 탁월한 안목은 물론 올바른 선수단 운영,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구단 고위층,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 쓴 소리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뜻은 거의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4일 잠실구장 그라운드에서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야구장 시설 보수 및 관리 등과 관련한 간담회가 진행됐다. 몇몇 야구 관계자들과 야구팬들은 이날 20여 년 전 김용희 감독이 주장했던 사안들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펜스 및 좌석 보수, 주차장 관리, 경기장 안전설치 마련 등이다. 한여름 낮 시간대가 아닌 저녁에 경기를 치르자는 의견도 있었다. 아직 개선되지 않은 문제들은 프로야구의 최근 인기몰이에 힘입어 조금씩 개선될 여지를 보였다. 프로야구에 찾아온 단비나 다름없었다.
이 같은 문제들을 조속히 해결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글쓴이는 체육인 출신 정치인의 대두가 그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문화관광부나 대한체육회 또는 정치적인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곳에서 누군가 그라운드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사안은 보다 진지하게 거론되고 해결될 것이다. 김용희 감독은 20여 년 전부터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최동원, 선동열 등을 한국야구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로 올려보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이 말에 귀를 기울인 선후배 야구인은 거의 전무했다. 혼자 외친 메아리로 전락해버렸던 셈이다.

2002년 한일 축구월드컵 때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 일본과의 공동 개최를 이끌어낸 일등공신은 정몽준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었다. 그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한국은 서울, 인천, 대구, 수원, 전주 등 주요도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 최고 인기를 누리는 프로야구의 경기장 여건은 여러모로 최악의 수준에 가깝다. 국제경기를 치르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프로 경기를 소화하기 벅찰 정도로 낙후된 경우도 쉽게 발견된다. 글쓴이는 프로야구 중계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자주 찾는다. 관중들의 불편함은 좌석만 앉아 봐도 그대로 느껴진다. 화장실, 주차시설, 편의시설 등은 말할 나위도 없다. 대부분의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잠실야구장(사진=정재훈 기자)

잠실야구장(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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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은 800만 명을 뛰어넘을 기세다. 국내 인구의 1/5 가량이 이용하는 문화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변화와 개선은 더더욱 절실해졌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의 경기장을 방문해보면 다소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더라도 전혀 아깝지가 않다. 그만큼 훌륭한 시설을 갖췄고 누릴 수 있는 혜택도 많다. 관중들은 좌석에서는 게임만 만끽하지 않는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좋은 추억을 만든다.
프로야구는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야구장 및 부대시설의 재정비는 더 이상 요구가 아니다. 높은 인기와 맞물려 필수사항이 됐다. 야구인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 스포츠로 거듭난 이상 정부나 행정기관은 좋은 환경과 여건 만들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책임을 가져야 하는 건 야구인들도 마찬가지다. 야구는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국민 스포츠로서 국민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다. 야구장에서 발견되는 희망의 메시지는 분명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 줄 것이다.

마해영 XTM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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