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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타이밍도 내부 협상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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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막오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본게임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은 국내의 반대 여론이다. 농어민들과 섬유업계 등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의 입장은 강경하다.

곽길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정책국장은 3일 "한미FTA로 축산업이 다 무너졌는데 한중FTA까지 한다는 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과일과 채소 농사도 접으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곽 국장은 "관세가 있는 지금도 시장에서 팔리는 농산물의 70%가 중국산"이라면서 "한중 FTA가 발효되면, 우리 밥상은 100% 중국산 농산물로 차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농은 오는 6월말 한중FTA 반대를 내건 총궐기를 준비하고 있다.

섬유업계도 한중FTA에 따른 고민이 깊다. 염규배 섬유산업연합회 FTA지원센터 이사는 "중국은 원단을 만들어 완제품까지 생산해낼 수 있는 나라"라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일부 화학섬유를 제외하면, 중국 상품이 쏟아져들어와 국내 산업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 이사는 "섬유 분야에선 이미 2002년 중국산 수입량이 대중 수출량을 압도해 수입량 증가율이 223%에 이른다"면서 "협상을 하더라도 섬유 등 취약한 부문은 민감업종으로 지정해 양허제외 품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분야 전문가인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한미FTA 협상 과정을 고려하면, 이런 반대 여론을 잠재울 내부 협상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중FTA 협상 개시 타이밍과 부실한 내부 협상 과정이 걱정스럽다"면서 "FTA는 경제 협정이지만, 외교·안보 문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때문에 한·중 6자회담 대표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감한 현안이 걸려있는 지금은 협상을 개시할 적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 모두 한국이 포함된 한·중·일 FTA를 원하는 지금, 한국이 몸값을 높일 기회를 차버리고 서둘러 FTA 시작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실한 내부 협상때문에 한·미FTA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농민단체의 반발로 2월 공청회가 파행을 겪은 사례에서 보듯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의 이해 관계자들을 전혀 설득하지 못한 채 협상이 시작돼 극심한 내부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협상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내부 협상 결과를 대외 협상 카드로 쓰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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